Y-Review

[Single-Out #316-3] 러블리즈 「Obliviate」

러블리즈 (Lovelyz) 『Unforgettable』
13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9
Volume EP
장르
레이블 울림 Ent.
유통사 카카오엠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엠넷의 걸그룹 퍼포먼스 배틀쇼 《퀸덤》(2019) 이후 11개월, 그리고 전작 『Once Upon A Time』(2019)에서 1년 4개월 만에 공개된 러블리즈의 신작 『Unforgettable』의 타이틀곡. 스타더스트와 함께 다양한 걸그룹들에게 곡을 제공하며 서서히 활동을 늘려가던 작곡가 재리포터가 제공한 신곡의 분위기는 기존의 러블리즈의 색깔과 확실한 차별화 지점이 있다. 밝고 명쾌한 선율 속 활기찬 느낌 속에서 애상적인 정서를 함께 담았던 원피스 스타일의 곡들과 달리, 딥하우스 베이스 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처음 들으면 살짝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멤버들의 보컬이 전하는 러블리즈 특유의 멜로디 라인의 흡입력은 오히려 절과 후렴 사이에서 강렬하고 성숙해졌다. 호그와트의 마법 주문에서 따온 ’(아픈 사랑의) 기억을 지운다’는 테마를 표현한 가사도 멤버들의 적절한 보컬 역할 분담 속에서 선명한 기승전결을 보여준다. 데뷔 후 꽤 일관성있게 견지했던 스타일의 과감한 변화임에도 그룹의 고유한 정체성을 잘 살려낸 신곡이며, 러블리즈의 성숙한 현재를 잘 축약한 곡이다. ★★★☆

 

[열심히] 마이너 코드로 일관하며 잡는 어둠의 컨셉, 드랍 다운한 뒤 섹시 허스키 보이스로 분위기를 띄우는 (그간의 러블리즈와는) 꽤나 이질적인 전개 등에서 팀과 회사의 고민이 절실히 느껴집니다. 물론 변화에 대한 고민은 인정할 만 하고, 여름 시즌 싱글을 제외하고는 작곡팀이 바뀌어가는 중에도 일관되게 잡아오던 러블리즈만의 음악적 특징 - 원피스로부터 시작된 - 도 슬슬 고착화 되어 가던 시점이었으니, ‘왜 지금’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는 아니죠. 다만, [퀸덤]에서 애매한 (그리 호응은 좋지 않았던) 변화의 사례를 연상시키는 어정쩡한 곡이기도 합니다. 곡 컨셉과 구성이 꽤 급진적으로 바뀐 반면, 여러 차례에 걸쳐 다듬어져 왔던 팀 내 보컬 등의 역할 배분과는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음을 견고하게 짚으며 소녀스러운 음색을 살리는 이 팀의 메인보컬 라인들이 보컬 연기를 하기에, 이 곡의 음역은 급작스럽거나 반복적이고, 드라마틱하게 터뜨릴 부분도 뒤쪽의 EDM 팝 스러울 후렴구를 위해 훅 지나가죠. 반면 비주얼적으로 정합성이 맞는 멤버들의 곡 내 역할과 비중은 늘었는데, 「Tiger Eyes」(2020)로 어느 정도 사전 예열(?)을 거친 류수정 정도를 제외하면 곡 내 길이가 늘어났을 뿐인지라, 무표정하거나 수동적인 가창으로 들릴 때 즈음 오버더빙이나 떼창으로 슬쩍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러블리즈로서는 새로운’ 도전인데, 이 도전 자체만 놓고 보면 러블리즈에게 가장 어울릴 곡은 아니라 트렌드를 급히 좇아가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팬덤의 충성도가 가장 뜨거울 시기 및 상황에서 발매된 곡인지라, 이러한 ‘맥락’에 기반한 해석과 별도로 일정 부분의 상업적 성취는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기획과 레코딩, 비주얼이 아이돌이라는 캐릭터의 변화에 따라 유기적으로 조율되는 아이돌 음악 콘텐츠의 특성 상, ‘왜 지금인가’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 하되 한 방에 너무 빠르게 팬덤을 설득하려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유성은] 전작 『Once Upon A Time』(2019)에 비해 기존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확장성을 표현한다. 건반 위주의 '윤상형' 멜로디 서술을 과감하게 생략, 아이즈원이 떠오르는 관현악의 우아한 몽환적인 오프닝부터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다. 간결하고 리드미컬한 댄스곡은 딥베이스의 묵직한 일렉트로닉 댄스곡으로 바뀌었고, 류수정의 탁한 음색을 위시한 무기질의 후렴구는 오색찬란했던 러블리즈의 기존의 고음과 애절함의 프레이즈에 비해 훨씬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익숙한 러블리즈의 목소리와 애절하고 절실한 짝사랑의 가사를 묶은 후, 전작들보다 훨씬 대중친화적인 일렉트로닉한 댄스 넘버에 잘 녹여낸 곡이다. ★★★★

 

[정병욱] 《퀸덤》(2019) 방영 초기만 해도 팬덤 밖에서는 러블리즈와 오마이걸을 ‘퍼포먼스에 치중한 청순 실력파’라는 같은 이미지의 그룹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방송의 최대 수혜자가 된 오마이걸은 「살짝 설렜어 : Nonstop」(2020), 「Dolphin」(2020)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새로운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장착했다. 결과적으로 남은 것은 러블리즈인데, 그에 대한 답이 될 「Obliviate」의 면면은 다행히 나쁘지 않다. 앞서 언급한 오마이걸의 싱글이 기존 콘셉트보다 훨씬 가볍고 도회적인 면모를 내세워 노골적인 반전을 노렸다면, 「Obliviate」는 반대로 그룹이 해왔던 것에 더해 어둡고 진지하며 상징적인 요소를 강화했다. 이전에도 그랬듯 최근 댄스팝 트랙으로서는 120BPM의 오히려 조금 느리다고 할 수 있는 속도감에, 흑백의 수트나 제복을 주로 활용한 무대 의상, 기존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서는 흔치 않았던 고채도 저명도의 조명 채택이 먼저 눈에 띈다. 역대 음악방송 1위곡인 「지금, 우리」(2017), 「그 날의 너」(2018)와 직전 타이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2019)에서 선보였던 특정한 순간이나 시절에 대한 환상과 추억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잊는다”는 가사 메시지와 이를 실현하는 환상 속 마법의 주문을 타이틀로 내세운 점도 색다른 면모이다. 「라비앙로즈」(2018), 「비올레타」(2019)를 작업했던 채다솜의 안무는 손과 팔다리, 동선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활용해 상징적인 이미지를 구상화하는 데 제격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화려하고 풍성한 신스사운드로 전조를 충실히 쌓은 후, 훅에서는 도리어 딥하우스 비트를 강조해 분위기 전환 및 여백미를 노리는 것 역시 기존 러블리즈의 방법론이기보다 트렌드를 의식한 방식. 무엇보다 랩 파트 하나 없이 2절 이후에 잠깐 배치한 브레이크조차 변화 폭을 최소한으로 한 채 노래 전체의 분위기와 속도감을 몰입도 높게 밀어붙이는 일체감이 좋은 곡이다. 덕분에 역동성과 멜로디컬함이 다소 덜한 훅을 갖췄음에도 청자는 노래에, 멤버는 가창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Obliviate
    스타더스트, 류수정, 재리포터
    스타더스트, 재리포터
    스타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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