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86-4] 자그마치 「신의 토로」

자그마치 『신의 토로』
1,01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용민] 「신의 토로」를 다 듣고 나서, ‘이건 혹시 힙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니, 다양한 장르에서의 자조적인 요소를 돌리고 섞어서 나온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언뜻언뜻 송창식이 사자후를 토하기 전 긴장감도 비치는 것이 아주 흥미진진하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신에 빙의해 하소연하는 유머러스한 서사지만, 레트로한 서부극 멜로디와 김태결의 연기와 같은 보컬 또한 훌륭하다. 「신의 토로」는 인디 록으로서의 틀 안에서 작업하기 보다는, 트렌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수단으로서 음악을 선택하는 주객전도(?)의 좋은 사례로서 작용하고 있다. 곡에서 느껴지는 음악적인 요소들은 이에 따른 부산물일뿐, 무게중심은 즐거움이라는 원천적인 요소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이 이야기를 좀 더 파다보면, 유신론자, 환경파괴, 방관 사회에 대한 비판을 캐낼 수 있겠지만... OK Go의 「Here It Goes Again」(2006)처럼 예술적으로 뽑아낸 롱테이크 MV를 보면 거기까지는, 굳이 갈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냥 이 자체의 즐거움이 더 좋은 음악이다. ★★★☆

 

[박병운] 곡을 시종일관 휘감는 웨스턴 사운드는 서슬퍼런 운명 아래 지글지글 익어가는 인간사의 화두, 본토 사람들이 자긍심을 느끼는 장르의 정통성이 서려 있기 보다는 신의 입을 빌려 뱉는 조소에 가깝다. 마치 컨트리 장르를 소환해 지옥의 독설을 뱉는 김태춘의 선례처럼. 이미 회고조로 체념을 재현하던 김태결의 보컬은 곡이 고조되면 권능의 무게가 얹어진 당당함을 표출한다. 어떻게 보면 데굴데굴 굴러가는 개똥 같은 인간의 인생에 대한, 신의 이름을 빌린 합리화 같기도 하다. 덕분에 사뭇 비장한 과장된 분위기는 여기에 걸맞다. 인간에게 남은 재산은 역시나 배짱인가요. ★★★

 

[차유정] Rainbow나 Uriah Heep이 들려줬을 법한 묵직한 발라드 넘버가 생각나는 인트로를 지나면, 80년대 대학가요제를 연상시키는 인위적인 재기발랄함으로 바뀐다. 웃음을 주기위해 일부러 스타일을 드러낸 것 같지는 않다. 끽해서 서로들 잘 생존하라고 빚어놨더니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나 치고 있다는 짜증섞인 고백을 뱉어내는데 적합한 틀로 80년대 가요의 틀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은 완벽하다는데 화자인 신은 그렇지가 않고, 잘못되어도 이건 너무 심하긴 한데, 그래도 신이니까 객관적으로 누구를 빌어줄 수밖에 없다는 난해하고 코믹한 상황을 생생히 묘사한다. 이를 긴장풀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간다는게 메력적인 부분이다. 아마도, 노래를 만든 사람들은 토로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원할 것이다. 내적으로 튜닝이 어긋난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엔 웃기지만 속은 심각한 경우가 많다. 그 심각함을 이해하고싶어지는 노래.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신의 토로
    김태결
    김태결
    이병훈, 자그마치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50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