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83-5] 종현 「빛이 나 : Shinin’」

종현 『Poet|Artist』
1,27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1
Volume 2
레이블 SM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이젠 더 이상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없는 종현이라는 아이돌이자 뮤지션이 남긴 유작이라는 의미를 굳이 들이밀지 않더라도, 그의 마지막 음반 『Poet | Artist』 의 의미는 특별하다. 그가 얼마나 노래 속에서 자신의 표현력에 충실했던 보컬리스트였으며, 자신이 주도하는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어했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의지가 있었던 뮤지션임을 재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곡의 경우, 사운드 면에서는 SM 특유의 서구적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향기는 존재하지만, 그 속에서 그는 의도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창법과 능숙하게 음률을 타는 센스로 곡 분위기 자체를 장악한다. 이렇게 굳이 샤이니의 팬, 또는 음악 그 자체로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이들의 취향도 만족시킬 만한 음악적 수작을 완성해냈는데, 왜 그 시점이 그에게는 가장 견디기 힘들었고 결정을 내려야만 했던 순간이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 한 구석이 시리다. ★★★☆

 

[김용민] 2017년을 지배했던 트로피컬 사운드를 활용했다 하더라도, 여느 후발주자처럼 성급하지 않다. 통으로 트로피컬 방향으로 틀어버린 것이 아닌, 퓨처사운드의 흐름에서 트랩 리듬 래핑을 통해 점층적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훅의 트로피컬은 촌스럽지 않고 개연성을 충분히 가진다. 그리고 각 요소를 빼온 파트 하나하나에 어설픈 구석이 거의 없다. 여림부터 진함까지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종현의 목소리는 적재적소하게 통통 튄다. 빛의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색으로 흩어졌다가도, 천천히 수렴하는 한 점에서 확실히 빛난다. 샤이니의 곡이라 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은 「빛이 나」가 혼자의 힘으로 충분히 채워진다는 사실이, 그가 없다는 사실과 맞물려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또한 이렇게 부담 없어 보이는 가볍고 좋은 팝이, 실제로는 엄청난 압박과 부담 속에 만들어졌을 거란 사실. 종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던 뮤지션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을, 「빛이 나」를 통해 조금 남긴다. ★★★★

 

[박병운] SM엔터테인먼트가 록에서 EDM으로 시선을 확장하고, 유영진스러움보다 개별 보컬들의 가치를 발견하면서, SMP의 요란함보다 타 기획사에서 구현하기 힘든 과감한 장치들을 수용했을 때 당연히 대개의 상황은 개선되기 시작했다. 종현은 이런 시기 이후의 개선된 상황과 맞물려 정규반과 소품집을 번갈아 낼 수 있는 지원을 획득했고,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내부와 외부를 오가는 영역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만의 음악 안에 인장을 새기는 특유의 가성과 팝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이 곡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SM이라는 이름 때문에 이런 성취들에 채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고, 그런 이들조차 그의 이름을 무시하지 못했던 상황은 불행한 일이 터진 후였다. 그들에게 이 리듬과 남은 수록곡들의 가사는 어떻게 들릴지 솔직히 궁금하진 않다. 그저 음악 안에서도 생생함을 발휘하는 그의 존재감에 대해선 테크놀러지의 수훈인지 산업의 성공인지 자문해볼 뿐. ★★★☆

 

[유성은] 그가 몸담고 있는 샤이니의 시그니쳐 사운드가 오프닝에서 들려온다. 전반적으로 트랩 리듬위에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내도록 층층이 구성된 멜로디가 기존과 달라 색다르고 신선하다. 2분 52초의 짧은 곡에 수많은 변조와 복잡한 진행을 넘나드는 의욕작임에도 종현의 목소리는 파워풀보다는 감성적으로 종전보다 더 그루비하고 심플하게 곡을 장악한다. 소품집에 수록된 「Lonely」(2017)의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EDM에 한 발을 걸친 이 곡까지 종현의 음악적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이 돋보인다. 특히 EDM 특유의 중독성은 곡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잔상이 남아 옥구슬 같은 'you'란 단어가 계속해서 입에 맴돈다. 쉽사리 외국 작곡가팀에 의존하는 아이돌의 신곡이 아니라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유행의 최선단에서 본인의 힘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된 신곡임에 그 의미는 더 크다. 그리고 이 곡의 높은 완성도는 빛이 나던 그를 영원히 그리워하게 될 이유 그 자체이기도 하다. ★★★★

 

[차유정] 두꺼운 장막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힘겹게 걷혔다. 슬픈 사실 한가지는 그는 밝음도 어둠도 온전히 다 끌어안지 못하고, 오직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위해 온몸을 던지다 갔다는 것이다. 한번쯤은 기분좋은 무엇이 되기 위해 흘렸던 눈물과 시간의 여백이 이 곡 속에서 차분히 제자리에 안착한다. 이런 깊숙한 안도감을 다시 느낄 수 없다는게 아플 뿐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빛이 나 : Shinin’
    종현
    종현, 13
    종현,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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