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4-3] 테림 「Evita!」

테림 (Te Rim) 『Ode To Te』
92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1
Volume EP
레이블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회고적이지만 도회적인 분위기를 대변하는 익숙한 비트의 도입부. 뮤직비디오가 그러하듯 레트로한, 요새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이러한 방향성을 추구한다. 당시 다소 오버라고 생각했지만, 아무튼 우원재는 이그니토와 더불어 온정없는 세상에 대해 퍽퍽살 같은 언어와 화법으로 응수하던 사람들로 비교가 되곤 했다. 그 우원재의 파트너이자 사운드메이커였던 테림의 취향은 이처럼 저무는 석양에 어울리는 세련됨과 몽환적으로 속삭이는 보컬에도 걸치고 있었다. 팝이란 이토록 온건한 것인 듯. ★★★

 

[열심히] 우원재의 프로듀서였다는 부가설명은 사실, 테림의 이 솔로 작업물을 소개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 이 곡에서는 프로듀서로는 물론, 비트메이커로서도 힙합의 잔향이 그닥 느껴지지 않습니다. 80년대 시티팝 시절에 힙했던 사운드 재료들을 가져와 프렌치 일렉트로닉/팝을 하듯 조립하는 독특한 접근의 곡으로, 레트로를 가벼운 패션의 배경음악 정도로 다루는 요새의 다른 프로듀서들과는 다른 이 시절 이 장르/스타일에 대한 꽤 선명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홈레코딩의 흔적을 굳이 다듬지 않은, 결이 거친 신스나 비트, 노래 주변을 맴돌듯 배경처럼 겹겹이 쌓인 보컬처럼 나름 ‘시대의 모방’에서 그치지 않는 지점들도 흥미롭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로듀서가 자기 브랜드를 어필하며 내는 다른 앨범들처럼 ‘아트’를 과하게 의식하는 것도 아닙니다. 전형적인 기승전결의 구성은 없지만 이 곡은 나름 청량한 신스 라인과 자연스러운 각 파트의 보컬 멜로디 라인을 지닌 - 낯선 타이밍과 구성이지만 - 결과적으로 달달한 ‘팝’ 음악입니다. 플랫한 일렉트로닉 팝처럼 시작했다가 천천히 자신만의 완급을 만들어내는 후반부의 구성에서 이러한 ‘낯설게 시작했지만, 어쨌든 팝’이라는 이 곡의 지향을 어느 정도 인정하게 됩니다. 상황에 의한 것이든, 다분히 의도한 것이든 지금 모습도 흥미롭고, 그 뒤도 궁금해지는, 현 시점 이대로 덜고 더할 것 없이 딱 적절하게 영리한 작품입니다. ★★★★

 

[정병욱] 테림은 방송을 통해 우원재의 파트너로 이름을 알렸지만 사실 힙합 전문 프로듀서는 아니다. 앞서 한 달여 전 공개한 우원재의 「Paranoid」에서도 알 수 있듯 심플한 기조 위에 부분마다 전위적인 사운드와 기교로 도리어 비트만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데에 능숙한 전문 비트메이커에 가깝다. 허나 막상 본격적인 데뷔를 알린 이 앨범에서는 차분히 자기 세계를 갖추고 주제를 관철해 비트에 경도되기보다 진정한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작부터 드럼머신의 심플한 빈티지 사운드와 리듬으로 무려 8마디 공간을 채우는 감각이나 이어 잠간의 사이를 두고 치고 들어오는 브라스 솔로 및 신시사이저의 몽환적인 백업까지, 앨범의 타이틀인 「Evita!」는 시작부터 의외의 레트로 지향성을 결코 숨기지 않는다. 뮤직비디오의 이미지를 포함 1980년대를 겨냥한 이와 같은 노래의 경향이나 직접 향유하지 않은 시절에 대한 향수는, 반세기 전을 살았던 “Eva Peron의 삶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하는 가사의 주제의식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난다. 영어를 활용한 은유적인 가사까지 따지고 보면 자신의 습득한 미적인 인식과 직관을 꽤나 현실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꾸로 마냥 겉멋에 빠지지도 그것을 과하게 전시하지도 않으며, 통일적인 맥락 속 소소한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섬세함도 갖추어 영리한 아티스트로서의 재능이 보이는 싱글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Evita!
    테림
    테림
    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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