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40-1] 더블랙언더그라운드 「She’s On Psychedelic」

더블랙언더그라운드 (The Black Underground) 『Inpunopobl vol.3 : I Am The Noise』
2,79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3
Volume EP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기묘하다. 로우파이로 일관된 상태에 청량한 맛이 도는 키보드하며, 전자 드럼 루프에, 노이즈를 가득 품은 기타를 버젓이 집어넣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에서 (이름의 모태가 되었을) 벨벳 언더그라운드로 시작된 일련의 노이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고, 펑크 록의 에티튜드를 생각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런 시도 자체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것임에도, 마치 새로운 작업처럼 들린다는 데에 있다. 그것은 단순히 국경을 뛰어넘었다고 될 일이 아니다. 충실한 모방이자, 새로운 창작이라는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이 곡은 잘 지키고 있다. 게다가 그는 그곳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는 가 보다. 이런 고집은 적어도 이런 다양한 개성으로 충만한 세계에서나 볼 법한 에티튜드인 것이다. 이질적인 톤이 부딪치고 깨지면서 스며 나오는 감정을 자연스레 감싸안을 뿐이다. 그 이상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게 이 곡의 미덕이다. ★★★☆

 

[김성대] Smashing Pumpkins의 『Siamese Dream』(1993) 같은 기타 톤, 쉐이크(Shake)를 곁들인 드럼 라인은 Nine Inch Nails의 「Head Like a Hole」(1990)을 살며시 떠올리게 하고 데뷔 때부터 집착한 노이즈는 Butthole Surfers나 My Bloody Valentine에서 가져온 느낌이다. 여기에 공허한 보컬 톤은 The Smiths와 Depeche Mode의 후줄근한 맛을 그대로 이었다. 지난 곡들인 「Close to Me, Close to You」(2015)나 「Panna Cotta Bowl」(2016)과 비교해볼 수 있을 이 거친 싱글은 그야말로 데뷔EP에서 언급했던 '소외와 허무주의, 초월 그리고 인디적 페이소스'를 모두 담고 있다. 여기서 나는 문득 Biba Ost가 앨범을 낼 때마다 밝힌 창작의 전말 또는 목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불특정 대중을 위한 것이라기엔 너무 난해하고 스스로를 위한 것이라면 지적 허영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자신에게 정신적 깨달음을 주었다는 영화 거장들(Robert Bresson, Stanley Kubrick)과 랭보(Arthur Rimbaud)의 ‘견자 시론’, 시대에 도발하고 대세를 거스른 Marlon Brando와 Andy Warhol을 The Black Underground 음악에서 과연 몇 명이나 찾아낼 수 있을까. 이번 싱글, EP에서도 마찬가지다. 죽음을 “유기체로서 마지막 사명임과 동시에 최후의 완성”이라 밝힌 “무의미함에 대한 실존적 통찰”을 한 잔 술로서 넘기기에 그가 마련해놓은 안주상은 그리 푸짐하지도 또 친절하지도 않다. 괜히 너무 방대하고 너무 어렵게 만든 것은 아닌가. 그렇다고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해 음악을 하고 있다 치부하기엔 그의 치열했던 이력(4개 테스트 밴드를 결성, 해체, 탈퇴, 중단하고 289개 스톰 박스를 마련해 4년 7개월을 사운드 메이킹에 매진한 일, 그리고 60여명 세션과 객원 멤버를 뒤로 한 일련의 과정)이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음악은 이대로도 좋다. 그만의 색깔이 있고 고집이 있다. 이제 Biba Ost가 챙겨야 할 것은 자기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음악만으로 주장을 이해하기에 그 음악은 얕고, 음악과 별도로 이해하려니 그 주장은 평범하다. 둘의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

 

[김성환] Biba Ost라는 솔로 뮤지션이 2006년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후 10년 만인 2015년에 원 맨 밴드의 형태로 출범시킨 더블랙언더그라운드는 현재까지 200장씩만 피지컬 CD를 공개한 3장의 『Inpunopobl』 EP 시리즈들과 2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The Velvet Underground의 이름을 비튼 밴드명에서도 일정 부분의 암시가 있지만) Sonic Youth와 Jesus And Mary Chain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노이즈록/펑크/슈게이징의 전통을 훌륭하게 계승하고 있다. 세 번째 EP가 되는 『I Am the Noise』의 타이틀인 이 트랙 역시 꾸준히 귀를 살짝살짝 자극하는 기타 노이즈가 사운드의 중심에 있음에도 그 위에서 반복되는 키보드 멜로디 루프와 덤덤하고 무심한 듯한 보컬의 힘이 조화를 이루면서 의도된 차가움 속의 세밀한 그루브를 이끌어낸다. 게다가 영어 가사를 고집하기에 한국이 아닌 해외 밴드의 음악을 듣는 기분이기도. '노이즈의 벽'에 둘러쌓여 뭔가에 취해 흐느적대며 춤을 추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곡이다. ★★★☆

 

[박병운] 음반은 마치 '세련된 김일두'처럼 부르는 「I Am A Punk Star」로 시작하는데, 거두절미하고 시작하는 본 곡은 이내 지글거리는 노이즈와 뱅글뱅글 도는 건반으로 매듭짓는다. 음반명엔 노이즈라고 자신의 음악을 포괄적으로 규정한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음반 발매라는 행위를 시작할 때부터 끊임없이 - 『INDIE ROCK & ROLL』(2015), 『The British Indie』(2016), 『Punk Attitude』(2016), 『The Anti Star』(2016) - 장르명 또는 씬 안에서의 태도(위치?)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묘하게 혼란과 궁금증을 자극하였다. 인디 안의 진짜 인디 또는, 인디 아래의 언더그라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 아닌 (블랙) 언더그라운드로서의 자신을 규정하는 방식 등으로 읽히는 여러 단서와 무엇보다 왕성한 활동력은 이런 궁금증을 더한다. 무심하게 들리는 보컬과 데카당스함을 지향하는 가사 등에 드러나는 그의 면모엔 아무래도 직업적 음악인으로의 태도보다는 한 예술인으로서의 자의식이 확연히 도드라진다. 이 곡은 그 단서 중 하나일 뿐이고. ★★★☆

 

[차유정] 마치 6~70년대 영국에서 자체제작 되었던 음반들이 전달했던 정서인 미지근하고도 포장이 덜된, 그렇지만 강렬한 느낌이 전해지는 트랙이다. 언더그라운드와 싸이키델릭을 추종하던 세대가 알던 그 패턴으로 음악을 다루지 않고 70년대의 애매한 불안함을 고조시켰던 펑크 사운드 그리고 80년대 신스팝 붐이 주었던 타격감과 긴장감을 상기시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강철의 질감으로도 습기가 가득 전해지는 사운드를 잘 표현하고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She’s On Psychedelic
    Biba Ost
    Biba Ost
    Biba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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