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2016년초부터 총 10번의 싱글을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마치고, 이를 정규앨범 『Decagon』으로 냈습니다. 이 중 본 곡은 작년 4월에 나왔던 곡의 리마스터입니다. 전작이 간결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었다면, 충분한 기간 동안 여러 번의 싱글을 내면서 보다 많은 장르에 도전해 왔습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첫 도입부는 이들이 신스팝으로 전향했나 싶을만큼 낯설지만, 이들 특유의 무리하지 않는 작곡과 멜로디 라인은 낯선 재료와의 조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 조금 더 진행 상에 욕심을 부려봤으면 어땠을까 싶은, 후렴구 중심의 간결한 구성은 ‘아 이들이 원래 펑크밴드로 알려졌었지’라는 생각을 문득 들게 합니다. 이질적인 사운드를 다루면서도 캐치한 후렴구와 산뜻한 편곡을 확실히 내어놓는 이들을, 굳이 펑크의 테두리 안에 둘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창작의 고통이 늘상 결과물의 지연과 동의어인 것인양 여겨지는 일부의 세태 속에, 어느덧 15년차에 이른 밴드가 보여준 성실한, 의미 있는 마무리입니다. ★★★☆

[유성은] 작년 4월에 발표한 『Piece Of April (봄의 조각)』(2016)에 수록되어 있던 동명의 곡을 리마스터하여 수록했다. 가파른 템포의 일렉트로닉 넘버로, 실제 드럼이나 리듬악기의 연주에 비해 얕게 조작된 리듬프로그래밍으로 부터 오는 가볍고 댄서블한 감성.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마치 건반의 서스테인 페달을 계속해서 누르고 있는 듯한 효과의 멜로디 전개에서부터 오는 신비하고 몽환적 분위기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트랙이다. 제목 그대로 눈을 감고 당신을 만나는 상상을 형상화 한 이 곡은 슈가도넛이 가지고 있던 펑크의 간결하고 상쾌한 이미지를 탈피, 새로운 세계관을 엿볼수 있게 한다. 앨범 필두에서 밝힌 몇 가지의 아쉬움에 대한 그들 스스로 발견한 10가지 대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