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5-1] 니들앤젬 「Pigeon’s Home」

니들앤젬 (Niddle & Gem) 『Pigeon’s Home』
2,50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매직스트로베리
공식사이트 [Click]

[고종석] 가느다랗지만 켜켜이 쌓인 기타와 바이올린의 울림에 줄타기를 하듯 유영하는 잿빛 보컬의 우수(憂愁)를 담은 곡이다. 중학교 때 한국을 떠난 에릭유와 캐나다에서 자란 레베카정으로 구성된 니들앤젬은 몬트리올에 기반을 두고 시작된 듀엣이다. 먼 곳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들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밴드캠프와 사운드 클라우드와 같은 프로슈머 시장을 통해서였다. 이들에게 네이버 뮤지션리그는 고국의 대중과 직접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고, 새로운 인연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했던 니들앤젬은 대중의 반응을 흡수하며 요조와 십센치가 소속된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EP를 내놓았었다. 형체보다 감각과 감정에 솔직한 특징을 지닌 니들앤젬의 음악은 싱글 「Pigeon's Home」에서 보다 선명한 결로 맺혀졌다. 또한 「Pigeon's Home」에는 니들앤젬이 이미 보여줬던 어둠과 빛, 그리고 공간과 곡선의 선율이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

 

[김용민] 2014년에 만든 곡을 다시 들고 나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Pigeon’s Home」이야 말로 이 그룹의 가장 편안한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데뷔 당시 주목 받았던 점은 Damien Rice나 Kings Of Convenience와 비슷한 포지셔닝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그룹이 유지하고 있는 호흡에 주목하고 싶다. 북유럽을 연상케 하는 감성이 그리는 가장 직관적인 편곡과 차분한 호흡에 더해서, 「Pigeon’s Home」은 극단적으로 ‘인내’한다. 읊조리는 목소리는 호흡을 조절하기보다 이를 악물다시피 하는 늦춤이, 그 인내가 극에 달할 때 약간의 이펙트로 숨을 돌린다. 최근 포크에 ‘의외로’ 필수처럼 여겨졌던 분노, 자조, 해학, 풍자, 위로 등의 첨가물이 오히려 빠진 「Pigeon’s Home」에선 이런 과정을 거쳐 추상적인 감성이 계측 가능한 범위로 넘어온다. 적어도 니들앤젬이 구사하는 숨결은 굉장히 보편적이다. 보편적으로 정교하고, 아름답고, 치유한다. 하지만 그 보편성이 의미하는 것은 힘을 쫙 뺀 것이 아닌, 은연중에 느껴지는 아티스트의 인내가 빚어낸 긴장감의 결과물이다. 「Pigeon’s Home」은 모닥불을 눈으로 보는 포근함과 피부로 느끼는 뜨거움이 공존하는 그런 모습이다. ★★★★

 

[정병욱] 지난 음반 니들앤젬 소리의 한 축이었던 레베카정의 바이올린은 아쉽게도 본 싱글에서 찾을 수 없다. 대체재가 있지도 않다. 그렇다고 이 물리적 공백이 공허한 것은 아니다. 니들앤젬의 사운드는 애초에 화려한 수사나 유려한 흐름이 아닌 순수한 물질이자 고체의 현실에 가까웠고, 성긴 기타 사운드의 빈틈은 니들앤젬 고유의 매력으로써 존재했다. 게다가 비교대상으로 언급되었던 Damien Rice와의 대표 변별점이었던 듀오의 정체성을 내려놓았음에도 도리어 Damien Rice의 잔상으로부터 멀어졌다. 한 꺼풀을 더 벗겨낸 이 날것의 포크사운드 속 지극히 고독지만 평화로운 정서, 이를 포장한 소리의 공간감과 소박한 긴장이 (가사와 더불어) 결코 우리 토양에 익숙한 언어가 아님에도 자꾸 익숙하게 마음이 이끌리게 된다. 일상에 가려진 빛의 아름다운 마법, 상쾌한 공기의 농도처럼 「Pigeon’s Home」은 세심한 감성을 더할 나위 없이 소박하고 투박한 결정(結晶)으로 힘의 전환을 이룬다. 이는 결코 합리적인 등가교환이 아니다. 잠깐의 호흡을 고른 뒤 후반 절정에 이르는 서사 또한 단지 드라마틱한 기술서사이기보다 세련된 민속주술로 감정의 진폭을 더한다. ★★★☆

 

[차유정] 차가운 기타 멜로디 위로 여리고도 건조해서 부스러질 것 같은 목소리가 조용히 지나간다. 애시드 포크에서 우선시하는 정서는 환각과 몽환을 기본으로 한 말랑하고도 깊은 서정성이지만, 이 곡에서는 신기하게도 그런 말랑함 대신에 예민하고 이질적인 감정을 늘여놓는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기존 질서에 갇혀있엇던 포크 뮤직의 숨결을 우회해서 풀어냈다는 점은 기억할만한 포인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Pigeon’s Home
    에릭유
    에릭유
    에릭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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