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11-1] 리짓군즈 「야자수」

리짓군즈 (Legit Goons) 『Camp』
2,37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8
Volume 2
레이블 인플래닛
공식사이트 [Click]

[김정원] 이들의 전작인 『Change The Mood』(2014)의 제목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리짓군즈는 스타일 측면에서 여러모로 과잉된 최근 한국힙합 씬의 전반적인 흐름과는 다른 무드를 추구한다. 그러나 단순히 씬을 지배하는 큰 경향과 차별화된 지향점을 가진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음악적 완성도를 보장하진 않는다. 분명 새로운 걸 추구한다는 건 나름대로 인정받을 만하나, 여유라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리짓군즈의 음악 속 칠함은 정체성을 빼놓으면 어딘가 비어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뱃사공, 블랭타임 제이호, 호림의 퍼포먼스나 어센틱을 중심으로 한 프로덕션에서 편안함 그 이상의 특이점을 찾을 수 없어서일지도 모른다. 혹은 그들이 추구하는 스타일 자체가 대번에 이목을 사로잡기보다는 꾸준히 감상하다 보면 매력을 알 수 있는 편이라 그런 걸지도 모른다. 「야자수」를 비롯한 두 번째 정규작 『Camp』에서도 이러한 측면은 동일하게 작용한다. 이번에도 각 멤버가 각자 자신의 작품에서 보여준 아이덴티티를 덜 보여주고, 리짓군즈라는 팀이 바라보는 테마에만 집중하는 듯하여 커리어에 어떤 모멘텀을 만들어냈다고 보긴 어렵다. 팀으로서 더 큰 반응을 얻으려면 아마 좀 더 신박한 그들만의 것이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그조차도 그들의 가치관과 어긋나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

 

[정병욱] 인간은 말로써 내러티브를 구성해 자기를 변명하고 증명한다. 물론 그 언어가 한두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는 전제가 뒤따라야 명제가 정확해질 뿐이다. 그 탓일까. 유난히 직설적인 사람의 말 자체가 장문의 맥락으로 불 튀기는 힙합 컴필레이션의 경우, 래퍼의 벌스에 따라 앨범 내지는 한 곡에서도 분위기와 메시지가 특히 분리되고 요동을 쳐, 그저 하나의 제목 아래 그와 유사한 멋들을 끼워 맞춰 어울릴 수밖에 없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긴밀한 콤비네이션을 선보이는 리짓군즈과 같은 이들이 있다. 넉살과 던밀스, 코드쿤스트 등 씬에서 가장 핫한 이름들은 크레딧에서 찾을 수 없지만 리짓군즈는 이번 앨범을 통해 지난 『Change The Mood』보다 훨씬 통일된 무드의 합집합을 들려줘, 이들의 크루힙합이 정말 하나의 유기화합물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리짓군즈의 흥겨운 캠프 분위기가 ‘지금 여기에’ 재현되는 것은 인트로 “하나둘셋” 구호에 연이은 「야자수」부터 ‘당장’이다. 어센틱이 판을 마련한, 나른하고 동시에 절도 있는 기타 리프의 그루브가 시작부터 생동하는 몰입감을 부여하고, 그 공기에 어울려 춤추는 블랭타임, 뱃사공, 제이호의 랩이 그야말로 놀이를 놀아 모처럼 ‘일사불란한 흐트러짐’을 들려준다. 유행 따라 강남 안간 비트가 비교적 단순하게 가사와 플로우의 집중력을 높여줘 해당 앨범 혼연일체의 정신이 유독 잘 드러나는 곡이기도 하다. 타이틀 곡으로서도 안성맞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야자수
    제이호, 블랭타임, 뱃사공, 호림
    어센틱
    어센틱, 아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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