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전작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것에 축하를. 그들은 스스로 어쿠스틱을 굳이 고수하지 않더라도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맺고 끊음이 확실한 편곡이 멜로디 라인을 해치치 않고 외려 돋구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 덕분에 전작에서 들리거나 희미하던 보컬이 더 선명하게 들린다. 그러다보니 보컬이 가지고 있었던 개성이 더 잘 드러났다. 리듬 기타 또한 전작에 비해 훨씬 응결되었음에도 경직과 유연 사이에 안착하는데 어느정도 성공했다. 끝장나게 드러나진 않지만, 밴드 스스로에게 있어서도 이 정도 성과는 유의미하지 않나 싶다. 가짓수를 줄이고 채도를 한껏 높이는 데만 집중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리라. 좋은 팝이다. ★★★☆

[김성환] 박성준(보컬 & 카혼), 최현철(기타)로 처음 결성되어 어쿠스틱 연주가 강조된 팝/록을 들려주었던 레이디스가 장영봉을 드럼 파트의 정식 멤버로 영입하면서 트리오 포맷으로 돌아왔다. (물론 『Feel So Good』(2013)에서도 로킹한 기운은 있었지만) 지난 싱글 「그녀는 너무 예뻐」(2015)의 펑키한 리듬에서 보여준 변화가 계기가 된 것일까. Maroon 5의 리듬감에 살짝 영향을 받은 것 같은 그루브, 그와 대비되는 로킹한 기타와 드럼 톤, 그간에도 만족스러운 보컬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더욱 폭넓은 음역을 들려주는 박성준의 보컬의 매력이 확실한 삼각 구도를 이뤄낸다. 이 곡이 과연 레이디스의 음악적 흐름의 완전한 새 흐름으로 자리잡을지는 모르지만, 괜찮은 변신이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