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 벌써 데뷔 5년차인 중견(?) 보컬리스트 김보경의 신곡이다. 물음표를 붙인 까닭은, 연차에 걸맞는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음에도 기억에 명확히 각인된 이유가 무엇인지 딱히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데뷔 EP의 「하루하루」 (2011) 이후 이름을 각인시킬 좋은 곡을 만나지 못해서라고 하기에는 김보경의 하드웨어가 그저 그런 수준은 아닌데도 말이다. 「버릇처럼」 또한 좋은 멜로디와 깔끔한 편곡이 김보경의 보컬이 가진 음색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복무한다. 그럼에도 썩 마음이 가 닿지 않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김보경의 발라드는 예외없이 자신이 커버했던 「Because Of You」의 잔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좋은 음색이라는 축복을 가지고 있는데, 예전의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는) 방향 말고도 지난 EP 『0516』(2015)의 수록곡들처럼 좀 더 다른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좋음이 80이라면 아쉬움 20이 남았다. 좋음이 100이 될 때가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믿고 기다려본다. ★★★☆

[정병욱] 시작부터 분위기를 잡는 기타 스트로크나, 단계별로 소리 블록을 쌓는 밴드 사운드. 서서히 고조되는 정서와 다르게 노래의 시작부터 끝까지 힘 있게 감정을 실어 나르는 보컬까지. 김보경은 자신이 《슈퍼스타 K2》에 출연했을 때부터 반복해온 Kelly Clarkson표 팝록 발라드를, 장르 유효기간을 한참이나 지나온 지금까지 꾸준히 밀어붙이고 있다. 다행인 것은 그러한 우직함이 여전히 통하고 있다는 사실. 김보경의 장중하고 힘 있는 음 처리와, 소박하고 따뜻한 톤, 그 위에 덧입히는 충만한 정서는, 그녀의 록 지향성과 잘 맞아 떨어져 반복되는 노래 패턴 가운데에서도 반복하여 듣게 하는 안정감 있는 쾌를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