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혹시 (최근에는 시즌 3가 시작한) 밴드 오디션 《Top밴드》 시리즈를 열심히 챙겨본 음악 팬들이라면 시즌 1에서 잠시 얼굴을 비췄던 이 밴드를 기억할 지도 모르겠다. 2009년도에 이현(보컬), 서정식(드럼)의 주도로 결성되어 김성빈(기타), 정구영(베이스)로 5년 가까이 공연 중심으로 활동해온 이 밴드는 올해 들어서야 디지털 싱글를 내놓기 시작했고, 이 곡이 그 두 번째 트랙이다. 밴드의 유튜브 영상들에서는 그간 팝/록/가벼운 퓨전 사운드를 들려줬지만, 이 곡에서는 일렉트릭 기타의 비중을 줄이고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강조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어떤 뛰어난 개성을 발휘한다고 할 수는 없는 곡이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멜로디와 보컬, 연주만으로도 기분 좋게 귀를 자극하는 것 역시 재능이라면 재능이다. 틈틈이 다시 듣게 될 것 같다. ★★★

[조일동] 살짝 뮤트한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크에 딱 맞는 목소리다. 허스키함과 비음이 살짝 더해진 목소리의 차분함이 간략한 타악기 연주와 살짝 집어넣은 샘플 사이에 적절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현악과 여성코러스도 들어내고 피아노, 드럼, 어쿠스틱 기타로 더욱 미니멀한 연주 파트를 구성했더라면, 담담한 매력의 보컬을 조금 더 잘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다. 몇 번을 돌려 들어도 그 생각이 귓가에 남는다. ★★★

[차유정] 기다린다는 것은 예상과 기대가 맞아 떨어진다는 확신이 있을 때 대부분 실행하는 감정이다. 그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면 기다림 자체란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포크라면 자신이 현재 빠져있는 감정, 주변의 움직임, 무의식 적으로 튀어 나온 정체불명의 현상 같은 것들을 가사에 담아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곡은 어느 시점에서 명확한 선을 긋고 '어쩌면 기약이 없는 미래'를 노래로 담아낸다. 이 부분이 메시지 전달 측면에서 다른 노래들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미래를 노래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호소력이 아니라 '그냥 여기서 그만'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와 닿는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약없는 미래를 표현하는데 힘이 빠져보이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곡이 전달하려 했던 기운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노래인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