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6-2] 레드벨벳 「Ice Cream Cake」

레드벨벳 (Red Velvet) 『The 1st Mini Album : Ice Cream Cake』
2,68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3
Volume EP
레이블 SM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에프엑스가 소녀시대를 재해석하면 이런 곡이 나오지 않을까. 소녀시대를 밑바탕에 깔고, 에프엑스의 디테일로 채워 넣은 형국이다. 좀 더 다른 점이 있다면, 그룹이 자신들의 팀워크를 어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곡에서 랩을 다 같이 부른다는 점이 그 증거다. 남성에게 랩을 맡기고 노여성에게 노래와 춤을 맡기던 과거가 있었고, 랩 담당에게 맡기던 과거도 있었다. 이제는 랩과 노래를 동시에 소화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같은 소속사 내 그룹들의 음악적 분열(물론 그게 안 좋은 방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로 인해 상실된 동력을 다시 채운다는 의지로도 보여진다. 그러나 자신이 잘났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이 의외로 들은 것은 별로 없는 법. 음악 자체가 채워졌다는 느낌은 있지만, 정작 그 안에 있는 소재들은 안전하다. 곡만 들었을 때, 2000년대부터 있어온 전형적인 SM의 팝이다. 그 ‘안전’의 진지함이 식상하다. 그래서 ‘가볍다’는 평가는 이 곡에 적합하지 않는 단어다. 이 곡은 얄팍하다. ★★

 

[김성환] 멤버까지 1명 보강하면서 컴백한 레드 벨벳의 첫 EP는 이 곡과 어번 계열의 매끈한 R&B 트랙 「Automatic」의 더블 타이틀을 통해 이 그룹의 음악적 소화의 범위가 너무 활기차고 발랄해서 조금은 장난스럽게도 느껴졌던 「행복(Happiness)」(2014)의 한계점을 자연스럽게 넘어가려 한다. 이 곡 역시 기본적으로는 장조의 발랄한 멜로디 라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뮤직박스 사운드와 멤버들의 '랄랄라' 코러스로 마치 잔혹동화 BGM으로 어울릴 음계와 사운드를 덧씌우는 기발한 편곡이 후렴으로 가기 전까지의 구성을 탄탄하고 미묘하게 이끌어간다. 제창으로 밝게 터뜨리면서 동시에 10대 레벨의 러브 판타지를 자극하는 후렴부, 마치 미국의 미식축구팀 구호처럼 들려오는 후렴의 엔딩 부분과 랩 브릿지의 연결부까지 여러 외국 작곡가들이 팀을 이뤄 '얼마나 개성 있는 일렉트로닉 댄스 팝'을 완성할까에 대해 철저히 고민해 완성한, 밀도 높고 복잡한 구성임에도 들릴 땐 의외로 쉽게 들리는 곡이다. 비록 멤버들의 '개성 말살'을 통해 팀의 통일성을 이끌어내는 이번 SM의 이미지 메이킹 전략에 대해 나는 꽤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오히려 그 덕에 개인적으로는 곡 자제의 감상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

 

[박병운] 집단 작곡 체제와 더불어 기괴한 일렉음을 뒤섞어도 어여쁜 곡을 빚어내는 제작사의 공정은 여전하다. 문제는 이 보컬 하모니의 자리에 같은 소속사의 다른 그룹을 끼워 넣어도, 청자의 입장에선 그다지 이질감이 없을 것이라는 점. 그룹의 정체성에 대한 근심은 들긴 하지만 곡 자체의 함량엔 무리가 없다. 그룹의 정체성 보다 흥미를 느낀 부분은 사랑의 도입부에 대한 설렘을 담은 가사가 소위 이성애적인 요소의 것이 아닌 유니버스한 사랑의 정서로 들렸다는 점이다. 이는 뮤직비디오 감상과 더불어 이 곡에서 느낀 요란하면서도 싸늘한 분위기 덕인 듯했다. 퀴어함과는 다른, 성별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지점의 정서를 건드리는 듯하다. ★★★

 

[박상준] 싱글로 논하는 것 자체를 무색케 하는 음반이다. 정답은 없다. 「Ice Cream Love」와 「Automatic」은 존재 여부조차 불투명한 그들의 컨셉 아래에서도 완전히 다른 곡이고, 실상 일반론에 비추어본다면 그것은 더욱 분명해진다. 감당하기에는 벅찬 컨셉과 호오가 뒤섞여 있다. 한 가지, 레드벨벳이라는 주체는 그 과정에 최소한의 역할을 담당할 뿐 개입하지는 않는다. 아이돌 시스템의 일면이 도드라지는 와중에 SM의 아우라만이 세를 넓혀갈 따름이다. 그래, 이건 프로덕션이 주인공이다. 객원 보컬이라 해도 상관없다. 청자는 마음껏 골라 들으며, 완성도 높은 K-Pop을 즐기며 성의 벽돌을 제공하면 그만이다. 이것이 절망적인 미래인지 아닌지 당장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본다. 정해진 수순일 뿐. 누군가의 처세술이 어찌 변모하여 빛을 발할지 나로서는 짐작할 수조차 없다. 딱 그뿐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Ice Cream Cake
    조윤경
    Hayley Aitken, Sebastian Lundberg, Fredrik Haggstam, Johan Gustafsson A.K.A Trinity Music
    Hayley Aitken, Sebastian Lundberg, Fredrik Haggstam, Johan Gustafsson A.K.A Trinity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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