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3-4] 크랜필드 「파이로」

크랜필드 (Cranfield) 『파란 그림』
2,31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2
Volume EP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파열음은 차가울 때 가장 선명하게 발음된다. 그런 의미에서 ‘파란’은 가장 선명한 ‘파열’인 셈이다. 이 곡, 나아가 이 EP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웅얼거림에서 파열하며 이미지(사운드)의 폭을 그리며 질주하기. 그들은 그렇게 파란 페인트가 묻은 붓을 떼지 않고 사운드 위를 칠하며 달려간다. 다분히 회화적인 방식이고 공감각적인 방식이다. 크랜필드는 그런 식으로 사운드에 당위성을 얹는다. (그런 의미에서 크랜필드의 음악적 태도는 의심할 여지없이 예술지상주의자의 그것이다.) 여전히 단단하고, 여전히 아름답다. 비록 이 곡이 EP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향점을 엿보기에는 충분하다고 본다. 아무런 목적도 의지도 없이 ‘음악’ 자체를 사랑하는 밴드라니. 얼마나 멋진가! ★★★★

 

[김성대] 영국의 언니네 이발관 같았던 1집 사운드가 살짝 선회했다. 일렁이는 인트로가 한 편으론 드림팝 같기도 하고 또 한 편에선 맨얼굴의 쟁글팝이 서성댄다. 들뜬 보컬 멜로디에서는 무려 The Beach Boys까지 느껴지고 어찌 들으면 The La’s의 「There She Goes」(1998)를 몽롱하게 비튼 것 같기도 하다. 드럼 솔로가 펼쳐지는 후반부에서는 이제 자신들의 곡을 마음대로 주무를 줄 아는 노련함 또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꽤 지목되었고 자주 들려졌을 지난 앨범이지만 정작 밴드에겐 체감할 만한 온도의 열광은 없었던 듯해 아쉬웠다. 은하수 같은 이 곡이 그 아쉬움을 씻겨 줄 촉매가 되길 바란다. ★★★☆

 

[김성환] 첫 EP 『밤의 악대』(2012)를 시작으로 2013년 동명의 가진 정규 앨범까지, 부유하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을 잃지 않는 보컬과 멜로디, 영국식 사이키델리아-브릿 팝의 기운을 담은 기타 운용, 신스 팝부터 드림 팝까지를 자연스레 넘나드는 신시사이저 활용을 보여준 밴드 크랜필드의 새 EP의 타이틀곡. 악기의 편성 면에서 더욱 다채로워진 앨범 전반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이 곡은 세련되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신디사이저 연주 이후 후렴 파트에서 터져 나오는 상쾌한 리듬감이 귀를 자극하고, 화려한 드러밍으로 곡의 엔딩을 드라마틱하게 마무리 짓는 능력까지 빈틈 없는 깔끔한 악곡을 완성해냈다. 마치 한 해 만에 10cm나 커버린 어린 소년의 성장처럼 눈부신 결과물이다. ★★★☆

 

[김용민] 전작처럼 자켓 이미지와 정말 비슷한 음악이고 이것은 필자가 최고로 치는 미덕이다. 그만큼 음악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고, 브리티쉬 팝이라고는 하지만 보컬위에 덧칠한 파스텔톤 음색으로 정체성 또한 확보하고 있는 묘한 팀이기도 하다. ‘어느 한순간이 임팩트 있다’라고 정의하기 힘들지만, 가사의 정형성이나 기타톤의 무심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 자체가 전체를 아우르는 구성으로 포근히 음악을 감싼다. 그리고 드럼. 정말 북치는 소년의 모습이 딱 떠오르는 느낌이 매우 귀엽다. 이래저래 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주 예쁜 밴드. ★★★☆

 

[박병운] 1년이 조금 지난 후 나온 이들의 새로운 노래는 여전히 성장기 소년의 영롱한 심상을 훔쳐보는 듯한 가벼운 죄책감(?)을 들게 한다. 쟁글쟁글한 기타 톤마저도 청초하기 그지없고, 리듬은 성실하게 진행된다. 곡 안엔 가벼운 에로스도 감지되는데, 이런 부분이 비애와 체념의 정서로 기울어지는 언니네이발관 같은 밴드와 선을 긋는 앞으로의 이력으로 이어질 듯하다. 이제 비교의 대상으로의 거론이 나오지 않을 수준은 되었다. ★★★

 

[박상준] 크랜필드를 특정 장르의 뮤지션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신스팝, 개러지, 사이키델릭을 동시에 다루는 이 밴드를 굳이 한 줄로 요약한다면 색채감 있는 밴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밖의 미사여구는 불필요하다. 아무튼, 무슨 소용이겠는가. 의뭉스러웠으나 다행히도 이번에 공개된 「파이로」는 먼저 나온 「파랗네」와 더불어 크랜필드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게 한다. 요컨대 더욱 노골적으로 지금을 파고드는 것이다. 『파란 그림』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다. 청색 계열로 일관한다. 통쾌하고 영민하다. 진짜배기 록밴드 마냥 패기가 넘친다. 즐기면 그만이다. 여담으로 이들에게서 ‘파랑’에 가장 어울리는 밴드로서의 가능성을 본다. 헛소리로 받아들여도 좋고 낭만에 찌든 허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즐기면 그만이다. ★★★☆

 

[열심히] 지난 EP 『밤의 악대』(2013)로부터 1년 사이, 음악적으로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파랑’이라는 주제를 음악으로 영민하게 풀어내는 ‘센스’가 일품이며, 이는 앨범 전반에 반짝거립니다. 신디사이저의 청량감 있는 운용을 필두로 심플한 편성의 편곡이 가볍게 곡을 이끄는 「파이로」, 「파랗네」 투톱은 단연 발군이며, 앨범의 대표곡들입니다. 하지만, 소리의 ‘울림’과 ‘잔향’의 순간들을 상당부분 걷어낸 「파랑새」 같은 곡에서까지 ‘파랑’을 풀어내는 반짝거림은 유지됩니다. 악기의 선택이나 운용 이상으로 팀이 지닌 아이디어나, 송 메이킹 역량이 단단함을 보여주는 사례. ★★★★

 

[차유정] 이 곡이 담아내고 있는 '파란색'의 느낌은 어두운 파랑이 아닌 약간 짙은 빛깔이 도는 바다에 가깝다. 시원하고 밝은, 하지만 끝을 알 수 없는 몽환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언뜻 듣기로는 ELO의 명랑하고 청량감을 주는 팝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보다는 약간은 우울한 기분을 드러낸다. 그래서,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약간 모호한 기분이 들게 할 수도 있는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파이로
    이성혁
    이성혁
    이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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