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3-2] 레인보우 「Black Swan」

레인보우 (Rainbow) 『Innocent』
2,34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2
Volume EP
레이블 DSP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가면무도회는 익명성의 축제다. 그 곳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생각은 봉인된다. 그저 움직임, 관계, 놀이 뿐이다. 거기서 무슨 춤을 추는지, 무엇을 입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해, 맞닿고 멀어지는 관계, 그 유희성에 있다. 그렇기에 익명성과 변신은 그렇게 잘 발이 맞지 않는 파트너다. 변신은 타인의 확신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착각을 있는 그대로 내놓는 스탠드가 타인의 확신을 받아내기 위한 가면으로 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 태도는 ‘나’ 자신 만을 위한 축제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실력과 댄스와 컨셉을 떠나, 이 곡의 전환과 휴지, 가사와 사운드에 전혀 동의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만하면 충분히 설명됐으리라 믿는다. 아깝기 그지없다. ★

 

[김성환] 경력이 아직 신예에 가까운 작곡팀(리키/하라는)의 곡을 받은 레인보우의 새 EP 『Innocent』의 타이틀곡. 전체적으로 그리 빠르지 않고 복고적인 일렉트로닉 비트 위에 기타와 베이스 세션으로 펑키함을 촘촘하게 얹었다. 그래서 인스트루멘탈 버전을 들었을 때는 확실히 준수한 편곡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기에 레인보우 멤버들의 보컬라인이 얹어진 이후에는 뭔가 정의하기 힘든 '아쉬움'이 밀려온다. 멜로디 라인의 기승전결의 흐름을 중시하지 않은 부분이 이 곡의 가장 먼저 느껴지는 아쉬움이요, 음절을 하나씩 끊어 얹는 식의 가사 전달, 그리고 "안아주세~요, 받아주세~요"라는 (중독성을 이끌겠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적으로 그리 참신하지 못한 훅의 존재가 또 하나의 아쉬움이다. 결국 이러한 요소들은 이 곡의 대중성에서 최강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무지개가 화려하게 뜨는 날은 아직도 먼 것일까. ★★☆

 

[김용민] 실망, 아니 절망적이다. 윤상이 끌어올린 레인보우블랙의 희망을 쉽게 걷어찬 느낌이다. 오밀조밀함이나 몰입도가 좋은 것도 아니고, 비교적 슬로우 템포라서 관능적인 것도 아니다.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나와야 할 것 같은 시기라서 나온 느낌이 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작-편곡상의 빈틈을 채우려 발음을 일부러 세게 하는 듯 한 멤버들이 애처로울 뿐이다. 전작인 「Tell me Tell me」(2013)의 느낌이라도 카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기획사는 그 어느 의견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 같으니 이만 생략한다. ★☆

 

[박병운] 이력의 낙폭이 유난히 심한 기획사를 들자면 DSP가 언제나 떠오르는데, 불행하게도 이번에는 레인보우의 차례가 되었다. 쾌속 진행으로 모든 것을 뚫어버릴 기세였던, 「A」(2010)의 등장을 상기하면 더욱 안타까운데 이번엔 딱히 신통찮게 들리는 후렴구 안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갇혀 있다. 아직 지명도 면에서 익숙지 않은 작곡팀을 고용해서 만든 결과라고 치부하고 싶진 않다. 그럼에도 걸스데이의 「나를 잊지 마요」(2012) 등으로 인상을 남긴 남기상이 레인보우를 위해 준 수록곡 「Pierrot」의 성취를 보자면 「Black Swan」에겐 타이틀 싱글이라는 위치는 다소 과분한지도. + 블랙 스완이라니.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당연히 이 사실을 모르겠지만 에헴. ★☆

 

[열심히] 난처합니다. 기획 단에서 헤매는 모습을 이렇게나 대놓고 보여주다니요. 컨텐츠 응집력의 마지막 선이 무너진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고급스러운 섹시를 표방했겠으나 도통 어정쩡한 몸사위는 「A」 시절을 그립게 합니다. 미니멀한 세련됨을 지향했으나 앙상하고 덜컥거리는 편곡과 음향 연출로 곡의 기승전결도 희미하고요. 개별 멤버들이 기존 곡과 예능에서 쌓은 캐릭터 자산을 그닥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배치와 활용은 당혹스럽습니다. 「A」, 「Mach」(2010)로 밟아올리던 섹시 컨셉이 좌초된 이후, 의욕을 다했으나 상대적인 성과가 부진했던 레인보우블랙의 「Cha Cha」(2014)가 DSP의 집중력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문득 우려가 됩니다. 유망한 멤버들을 모았어도 기획력이 결국 중요함을 보여주는, 조금은 어두운 쪽의 사례로 남을 싱글. 그래도 힘내요 지쑥씨. ★☆

 

[정병욱] 모두가 인지하듯 데뷔 7년차. 오래 생존하고 있는 그룹이지만 히트곡은 손에 꼽힌다. 레인보우의 시대를 기다리는 팬들은 꽤나 많은 것 같지만 이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어느새 보컬들은 귀에 익고, 파트마다 묻어내는 색이나 개성, 노련함도 돋보이지만 문제는 매번 곡으로부터 기인하는 듯하다. 인트로부터 이어지는 사운드 효과나 배경의 디스코 사운드, 노골적인 신파조 멜로디 등 여러 가지 시도의 흔적들은 많으나 전체적으로는 막상 훅 위주의 단조로운 편곡에 요소들을 덕지덕지 짜깁기한 채 훅의 중독성에만 기대고 있어 아쉽다. 서사마저도 곡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 도입부터 두 번째 후렴까지 상승이 뚜렷하지만 그 이후로 흐지부지 끝나고 있으며, 가사가 이끄는 의미는 중심을 잃은 채 방황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Black Swan
    하라는, 리키, 엔느
    하라는, 리키
    하라는, 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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