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작곡가 황성제가 자신이 과거 발표했던 곡들을 새로운 보컬의 주인공들을 초빙해 그야말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 싱글 시리즈 『황성제 Project 슈퍼히어로』의 세 번째 작품. 리듬 게임 《DJ Max Portable : Clazziquai Edition》 (2008)의 OST에 황정미의 보컬로 처음 발표되었던 이 곡은 역시 황성제의 다른 작품인 「Baby Baby」(2009)에 밀려 원래 의도했던 소녀시대 정규 1집 리패키지에는 수록되지 못했으나, 결국 이번에 써니가 노래함으로써 불완전(?)하지만 제 주인을 찾아간 셈이다. 원곡에 비해서는 확실히 화려하고 강해진 신시사이저/건반 편곡으로 좀 더 웅장해진 느낌을 주지만, 역시 곡의 핵심적 매력은 탄탄하게 받쳐주는 베이스 그루브와 있는 듯 없는 듯 치고 빠지는 기타 소리들, 그리고 신스 드럼 비트가 전하는 로킹한 기운이다. 써니 역시 기존 소녀시대의 곡들에서와 달리 자신의 음색의 장점의 가늘고 귀여운 톤을 충분히 강조하면서 노래하고 있어 보컬 파트가 원곡보다 귀에 잘 들어온다. ★★★☆

[박병운] 국산 인기 리듬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DJ Max Portable : Clazziquai Edition》에 처음 수록되었던 황성제의 곡을 자신이 다듬어 다시 출시하였다. 한때는 소녀시대를 위한 곡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결국엔 써니가 부르게 되어 제자리를 찾게 된 셈인가? 원곡의 보컬을 맡았던 황정미의 목소리보다 앙증맞음의 수치가 올라간 써니의 목소리는 예의 여전한 황성제식 다채로운 편곡 안에서도 잘 들어맞는다. 도입부만 들어도 쉽게 판단이 가는 소위 황성제식 작곡은 전성기 당시엔 보아에게도, 박정현에게도 상호 간의 근친성을 느끼게 만들 정도였는데, 정작 이 프로젝트(『황성제 Project 슈퍼히어로 # Line Up』 시리즈)의 도입부를 연 「아틀란티스 소녀」의 경우는 무엇인가 집중하기가 힘들었었다. 그에 비한다면 핏이 잘 어울리는 보컬리스트를 찾은 흐뭇한 기분. ★★★

[박상준] 속도감 있는 곡의 일면과는 달리 미디엄템포 발라드의 멜로디컬한 변주를 섞은 것은 황성제가 당장 자신 있는 분야를 적극 활용한 재치다. 얼핏 리듬에 매달린 듯한 써니의 보컬은 원곡보다 훨씬 ‘모에’하고 이는 짜 맞춰진 드럼 프로그래밍 사운드의 뉴웨이브스러운 효과와 맞물리며 가수에게나 작곡가에게나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써니의 목소리가 가진 힘을 의심했는데, 목적이 또렷하다는 이유로 이를 조율했으니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