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14-4] 아이유 「소격동」

아이유 (IU) 『IU×SEOTAIJI : 소격동』
3,06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0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서태지컴퍼니

[김성환] 개인적으로는 며칠 전에 발표된 서태지 본인의 버전을 듣고 난 후, 이 곡을 아이유에게 먼저 녹음시킨 서태지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처음에 아이유의 버전만 발표된 당시에는 '보컬에서 아이유만의 개성을 느낄 수 없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이 약간은 틀렸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아이유의 보컬은 확실히 곡이 원래 의도했던 바를 제대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여성 보컬을 끌어와서 이 작업을 했다고 해도 음색과 표현력만 갖추었다면 비슷한 결과물이 나왔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이유는 제 몫을 충실히 했다는 이야기다. 한편, 부유하는 공간감, 그리고 새털 구름이 뜬 청량한 하늘을 선사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분명 서구 동종 장르의 레퍼런스가 작용한 결과이지만, 가요에서 그 장점을 확실히 구현했다는 점에서 서태지의 프로듀싱 감각이 녹슬지는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

 

[김용민] 서태지의 오랜 팬이라면 소격동을 듣는 순간 「내 모든 것」(1992)의 신스팝과 『Atomos』(2009)에서야 비로소 시작됐던 서태지 식(?)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의 중간 지점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곳에 아이유의 보컬을 입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전에 『꽃, 갈피』(2014) 리뷰에서 설명했듯이 아이유는 어떤 곡을 이끌어갈 수 있는 보컬이 아니다. 오히려 곡에 종속되어 가는 보컬인데, 아쉽게도 곡 자체가 앨범 전체 인트로 정도의 단순한 구성을 지니고 있기에 보컬의 장점을 써먹을 여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의도했지만 노이즈 잔뜩 낀 트랩 사운드는 이를 방해하고 아이유의 보컬과도 먼 곳에 떨어져 있다. 이 곡의 포지션은 굉장히 중요하다. 앨범 어느 트랙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지금 이 평가를 역전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싱글로서는 아직 뮤지션의 의도가 파악되지 않는다. ★★☆

 

[열심히] ① 신스 사운드를 요새 식으로 활용하는, 미드템포의 팝 트랙입니다. '네이처 파운드' 때는 떡밥을 걷어냈으면 했는데, 장르/스타일 떡밥이 없는 게 이번에는 되레 떡밥이네요. ② 곡 자체는 꼼꼼하고 디테일한데, 이건 사실 『7th Issue』(2004)부터 계속 그랬죠. 시대를 대변하던 태지보이스에 대한 기대감과, 성공한 오덕후를 지향하는 솔로 서태지의 간극이랄까. 이는 감성적인 면을 표방하는 이 싱글에서도, 여전히 메워지지 않은 채로 남습니다. ③ 기존 아이유 보컬 활용법과 비교되며 호불호는 갈립니다만, 표현력과 해상도 모두에서 아이유 카드는 서태지 보컬로는 아우르기 어려웠던 부분을 효과적으로 커버합니다. ★★★☆

 

[전자인형] 서태지가 아이유 어깨 위에 올라 착륙 지점을 물색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된 외계문명을 영접했던 사이언톨로지스러운 캐릭터가 삼십 몇년 전에 살았던 동네 이름을 들먹이는 게 적잖이 당황스럽다. 주말마다 TV에 등장하는 남루한 전설들처럼 그도 늙어버린 것일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직 덜 늙은 것 같다. 중첩된 전자음들이 긴장을 잃지 않으면서도 80년대 뽕뽕키보드가 특선방화처럼 알싸한 맛을 풍긴다. 꽃갈피 댓돌에서 걸어나와 소격동 한옥 골목으로 들어선 아이유도 어색함이 없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교련복과 사이렌 소리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아직 덜 늙은 서태지의 성공은 조금 더 예술적인 사회비판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타일은 버려선 안되겠지만 메시지의 은유는 조금 덜어도 괜찮을 것 같다. 우주선이 안먹혀 역사를 마케팅에 활용하다는 욕지기를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소격동
    서태지
    서태지
    서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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