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블리처스가 소환한 80년대의 평행우주

Bleachers 『Strange Desire』
90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7
Volume 1
레이블 RCA
생각해 보면 80년대를 사운드로든, 미학으로든, 정신으로든, 패러디로든 끌어다 쓰려는 시도는 근 10년이상 이어져온 일관된 흐름이자 유행이었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펀(fun.)의 잭 안토노프(Jack Antonoff)가 새삼 소환한 80년대는 완전히 정서도, 오롯이 음악도, 노골적으로 태도도, 은밀하게 사운드도 아닌 다소 애매한 어느 영역에 걸쳐 있다.공개적으로 스프링스틴의 「Dancing in the Dark」의 오마주를 천명한 「Rollercoaster」만 들어봐도 그렇다. 어디 스프링스틴 뿐이랴? U2, 엘비스 코스텔로, 디페쉬 모드, 폴리스, 듀란듀란...문제는 이들이 전형적으로 인용되지도, 노골적으로 모방되지도 않은채 일종의 분위기로서 서성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몸을 달뜨게 만드는 댄스 리듬에서 누군가는 M83을, 예상치 못한 타이밍이 괴팍한 기타의 지글지글함으로 수렴되는 연출에서 또 다른이들은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 변형은 진의라기 보다는 눈속임에 가깝다. 멜로디의 작법에서 80년대의 정수를 다소 노골적으로 배치하고,(「Like a River Runs」의 간지러운 후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외의 것들에서 현대성을 담보하면서 맥락을 제거하는, 통상적인 접근법을 역으로 파고든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덕분에 음반은 마치 어느 시대의 미래이거나 혹은 억지로 되살린 과거가 아닌 80년대의 어떤 평행우주안에서 유영하고 있는 착각을 만들어 낸다. 

아무리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할지라도 「Rollercoaster」와 「I Wanna Get Better」 중 한 곡을 위해 올해의 탑10 한 자리 정도는 남겨두겠다. 당장은 누구도 쉽게 대적하기 힘들만큼 유려한 선율감, 귀에 아무 위화감 없이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큰" 사운드를 대범하게 배치하는 음악적 센스는 재능이라면 재능이다. 『Strange Desire』가 뭔가를 보여줄듯 하면서도 괜히 있어 보이는척 하는 한발 물리는 fun.시절에 비해 마냥 '생각없이 질러대는' 직선적인 미학의 당위를 말하기 위한 작업이었다면 수긍이 갈 법한 음악이긴 하다. 그런데 정말 그게 다란 말인가? 아니, 내가 그냥 너무 심각한 것일까?

* 이 리뷰는 뮤직매터스(musicmatters.kr)에도 실려 있습니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Wild Heart
    -
    -
    -
  • 2
    Rollercoaster
    -
    -
    -
  • 3
    Shadow
    -
    -
    -
  • 4
    I Wanna Get Better
    -
    -
    -
  • 5
    Wake Me
    -
    -
    -
  • 6
    Reckless Love
    -
    -
    -
  • 7
    Take Me Away
    -
    -
    -
  • 8
    Like a River Runs
    -
    -
    -
  • 9
    You\'re Still a Mystery
    -
    -
    -
  • 10
    I\'m Ready to Move On/Wild Heart (Reprise)
    -
    -
    -
  • 11
    Who I Want You to Love
    -
    -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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