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선 굵은 붓으로 그린 그림처럼 소울맨의 보컬은 음악에 앞서 먼저 감정의 뉘앙스를 결정한다. 그게 부담스럽거나 부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목소리를 받쳐주는 음악도 피아노와 신스, 미디 사운드를 미니멀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일정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사운드로 인해 고전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보컬과 중용을 이뤄, 낡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끔 결과물이 나왔다. 이것 또한 만든 이들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일테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처음에 들었을 때보다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깊이 들었을 때 감정적으로 훅 와 닿는 구석이 많은 곡이기도 하다.  ★★★

[조일동] 1990년대 초중반 Babyface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트랙을 듣는 기분이 든다. 버스에서 들을 수 있는 중저음으로 진행되는 버스 멜로디와 구성은 이미 익숙한 스타일이지만, 허스키하지만 유연한 팔세토를 살짝 끌어낼 때마다 노래 장인의 실력을 느끼기 충분하다. 코러스에서 오버더빙된 그의 목소리‘들’을 들으며 감탄이 나온다. 익숙한 듯한 진행임에도 뻔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던 이유는 역시 좋은 보컬리스트의 역량에 있다. ★★★

[차유정] 오랜만에 듣는 90년대 스타일의 소울팝이다. 한국식 발라드의 느낌이 조금 묻어나긴 하는데, 조금은 특이하게 얇은 보컬이 그 취약점을 잘 커버해준다. 장르의 거대한 해석 대신 부르는 사람이 편하게 느끼는 노래의 성격을 더욱 깊이있게 들려주려고 하는 부분이 특징으로 다가오는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