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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490-3] 메리헤이데이 「Coming Back (feat. 숨비, 럭스, 크라잉넛, 지누콘다, 스윗가솔린, 18피버스, 타바코쥬스, 리셋터즈, 롱타임노쉿)」

메리헤이데이 (MERRYHEYDAY) 『Coming Back』
36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2
Volume EP
장르
유통사 뮤직카로마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아무런 수사 없이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데도 사람 마음을 치는 데가 있는 싱글이다. 오마주의 성격이 강한 전형적인 팝 펑크임에도 과거를 추억하다가 현재에 힘차게 뿌리내리는 곡을 듣고 있으면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아무튼 그들은 그들이 지닌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개인적인 맥락을 소상히 밝혔기에, 단순한 오마주의 성격에서 벗어나 그들의 정체성을 간결하게 드러냈다는 점 또한 이 싱글의 성과 중 하나일 테다. 단순하기에 오히려 더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싱글. 

 

[김성환] 제이제이(보컬), 정한결(기타), 김휘소(베이스), 김지원(드럼)이 2019년에 결성한 펑크록 밴드 메리헤이데이의 두 번째 EP 『Coming Back』의 타이틀곡. 특히 이 곡에는 홍대 펑크 신을 대표할 만한 다양한 밴드들이 보컬 게스트로 합창에 참여했다. (광란의 펑크 록 파티(?)를 클럽에서 펼치는 뮤직비디오도 꽤 인상적이니 유튜브에서 감상하기를 권한다.) 밴드가 이 곡에 대해 밝힌 대로 ‘그들이 인디 음악에 발을 담갔을 때 바라보며 느낀 ‘펑크 신’에 대한 헌정곡’이기에 이런 다양한 뮤지션들의 피쳐링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소위 ‘조선펑크’라 불리는 한국의 인디 펑크 록은 1990년대 후반 크라잉넛-노브레인 등의 인기를 통해 홍대 인디 음악 신의 주목도를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던 장르다. 하지만 하드록/80년대 메탈에 길들어온 한국 록 청취의 기성세대(50대 이상)는 여전히 이 장르를 폄하하는 경우가 많고, 여전한 소수 매니악들의 지지를 안고 문래동으로 생존의 터전이 옮겨간 것도 현실이다. 그렇기에 이 곡에서 밴드는 끈질기게 이 장르를 지켜온 동지들과 함께 ‘스트레이트 펑크 록’의 정석을 펼치며 새로운 의지의 사자후를 토해낸다. “돌아간다 처음으로/ 내 빈 맘에 첫 돛을 올렸던 너에게로”라는 가사의 한 구절처럼, 이 곡이 담은 기타 스트로크가 펼치는 폭발력과 보컬들의 군더더기 없는 샤우팅은 펑크록의 초심에 매우 충실하다. 숨쉴 틈 없이 질주하는 베이스와 드럼의 질주감도 한 편의 펑크록 송가의 구축에 확실히 기여한다. 2024년 조선 펑크의 생존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동력을 제시할 밴드를 대중에게 소개해 줄 훌륭한 결과물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

 

[정병욱] (포스트 펑크 계열을 제외한) 펑크록이 널리 사랑받는 주된 이유는, 그것이 당대의 펑크든, 이전의 프로토 펑크나 이후의 팝 펑크, 멜로딕 펑크든 주로 음악가의 순수함을 담보한다는 사실이다. 이 노래가 바로 그렇다. 팬데믹 시기에 데뷔하며 이름을 ‘메리헤이데이’(즐거운 전성기)라고 지은 역설이,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그에 맞서는 밴드의 투지와 열정를 반영한다. 그동안 한두 곡의 싱글을 주로 발표하다 이번에 발표한 5곡짜리 EP, 특히 동료 및 선배들과 함께한 이 타이틀곡은,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청춘에게 격려와 선언을 보낸다. 정석적인 서사로 감정을 끌어내는 가사에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회상과 외로움, 어둠과의 전쟁 선포, 추억과 갈증, 복귀와 재생, 미래와 희망, 사랑과 연대 등의 키워드를 연결해, 시간의 흐름 속 변화하는 세태에도 결국 변함없이 품은 과거의 가치들이 현재와 미래의 여정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을 제시한다. 단순하지만 밝고 중독적인 멜로디, 다수가 한 소절씩 참여하고도 각각의 보컬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가창, 참여자들이 함께한 후렴의 합창 등은 노래와 장르가 품은 긍정의 정서를 더욱 강화한다. 현재와 타협하거나 미래를 예지하는 것만 그럴듯한 예술은 아니다. ★★★

 

[조일동] 펑크의 힘은 개인의 공간에서 홀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동료들과 힘을 더하는데 있다. 상실과 분노를 옆 사람과 함께 지고 마시고 외치는 음악 말이다. 코로나가 지나고 모든 게 그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그렇게 무너진 터전을 처음으로 돌릴 순 없을 거다. 이제 사람과 어울리고 부딪히며 만드는 즐거움을 온라인 세계로 떠나보낸 사람들. 그러나 펑크는 그렇게 안전한 내 방구석 음악이, 삶이 아니다. 다 같이 노래 하고 취하는 태도를 지향한다. 그 시절로 돌아갈 희망을 만드는 건 개인이 아니라 씬이고, 동료다. 지금 어렵다고 놓는다면 모두를 잃을지 모른다. 두려운 희망을 팝 펑크의 에너지로, 싱얼롱의 패기로 노래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Coming Back (feat. 숨비, 럭스, 크라잉넛, 지누콘다, 스윗가솔린, 18피버스, 타바코쥬스, 리셋터즈, 롱타임노쉿)
    전호연
    전호연
    메리헤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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