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87-3] 아이들 「Wife」

아이들 ((G)I-DLE) 『2』
24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1
Volume 2 (선공개)
장르
레이블 큐브 Ent.
유통사 카카오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아이들의 정규2집 『2』(2023)의 선공개곡이자 어떤 측면에서는 타이틀곡인 「Super Lady」보다 더 화제의 중심에 선 곡. 그들이 여태까지 발표했던 곡들 가운데 통통 튀는 클럽 비트를 가장 노골적으로 활용한 트랙이다. 소위 ‘버블검 베이스’라는 이 EDM 스타일은 팝적이고 여성적인 요소를 극대화하면서도 21세기 이후의 모든 힙합과 EDM 비트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게 특징. 마치 90년대에 올드스쿨 힙합 트랙들을 다시 샘플링 및 리믹스하는 시기의 느낌도 받는다. 멜로디 가창 없이 다섯 멤버들의 통통튀는 랩으로만 이어지는 곡의 구성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이 곡의 압권은 가사가 전하는 메시지의 강렬함이다. 공영방송의 방송 심의를 결국 통과하지 못한 성적인 은유로 가득한 어휘들이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묘사 속에서 전소연이 생각한 메시지는 이 걸그룹이 몇 년간 일관적으로 타이틀곡에 담아온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상’의 연장선이라 생각한다. 결국 이 곡이 전하는 메시지는 “나는 너의 판타지를 채워줄 능력을 갖고 있지만, 난 너의 아내가 될 생각이 없어”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여성상으로 강요된 ‘낮에는 현모양처, 밤에는 요부’라는 판타지는 2024년에는 절대 존재할 수 없음을 역설하는 그룹 역사 속 최강의 페미니즘 송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히 주제의식을 연장해가면서도 그룹에 제대로 된 음악적 리더가 존재하기에 보여줄 수 있는, 번외곡이어서 더 과감할 수 있었던 음악적으로 충실한 싱글이다. ★★★☆

 

[열심히] Meghan Trainor가 가장 잘 했을 버블검팝 장르에서 송폼을 조금 더 변칙적으로 가져간 곡입니다. 사운드의 결이라는 측면에서는 버블검베이스로 분류해볼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엔 후크송의 중독적인 면은 좀 덜었어요. 오히려 자극의 강도를 높인 메시지의 흐름에 집중하도록 전개 방식을 서사의 나열에 맞추면서 생긴 변칙성이 이 곡을 레퍼런스들로부터 조금 엇나간 곳에 위치 시킵니다. 장르의 클리셰를 꽤나 영리하게 벗어나면서도 팀 캐릭터 메이킹을 잘 가져간 곡인 셈인데, 그래서 오히려 ‘시각화된 음악’을 벗어나 레코딩만으로는 예의 그 노골적인 후크의 집중력이 좀 떨어져서 텐션이 가득한 곡임에도 중반부 이후부터는 이런저런 곡의 캐칭 포인트들이 반복적으로 들리는 것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아마 그런 역할은 타이틀곡에 맡겨 놓았으니, 조금 더 가볍게 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데에 집중했을지도요. ★★★

 

[유성은] Wife는 버블검베이스 기반의 팝 댄스곡으로, LIZ의 「When I Rule the World」(2015)나 Sophie의 Immaterial (2017) 등의 곡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멜로디와 코드 사용 범위에 선을 그어 퓨처베이스의 청량함은 털어내고, 강력한 일렉트로닉 리듬에 쏘아붙이는 랩핑을 바탕으로 2분 정도의 짧은 시간을 시종일관 댄서블하게 곡을 끌고 가는 독창성이 있다. 뮤직비디오 역시 통일된 색채감을 보여주면서 키치한 스타일을 숨기지 않는다. 아이들이 주로 구사하며 좋은 반향을 얻은 펑크나 힙합 장르 뿐만 아니라 클럽튠에 가까운 이 장르까지 이렇게 강렬하고 중독성있게 만들어 8개월만의 컴백에 선봉장으로 내세우는 자신감이 빛난다. ★★★☆

 

[이아림] 정규 2집 『2』의 선공개 곡으로 발매된 뒤 선정성 논란과 방송 금지 소식으로 소란했던 곡이지만, 5인 체제의 아이들이 걸어온 행보를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곡이기도 하다. 버블검베이스를 내세운 곡의 비트는 통통 튀는 발랄함과 만나 중독적이다. 이에 더해진 퍼포먼스는 섹슈얼한 면모와는 거리가 멀어서 가사 속의 성적 함의도 단순한 말장난으로 여겨지게 만든다. 곡 자체로만 보자면 「My Bag」(2022)에 이어 힙한 면모가 도드라지는 곡이다. 그럼에도 이 곡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건 뉴진스의 「Cookie」(2022)와 같이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두 곡을 동일선상에 둘 수 없는 이유는 멤버 전원이 성인이라는 점 외에도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사실이다. 『Heat』(2023)를 발표하며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룹인 만큼, 비교적 흔히 쓰이는 슬랭이 아니라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앨범의 타이틀인 「Super Lady」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I NEVER DIE』(2022)부터 많은 이를 도발하고 체제를 전복시키며 메시지를 전달해왔기에 19세를 달지 않았다는 사실마저 고의성이 짙게 다가온다. 「Nxde」와 「퀸카 : Queencard」가 진의와는 달리 표면적으로 소비되곤 했던 것을 생각하면 연령 제한이 없다는 사실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외설적이라는 낙인 없이 건전하게 요리하고 청소하는 것이 곡의 전부인 양 해석의 여지가 남는다. 분명 누군가는 ‘But I’m not.‘이란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고 요리와 청소는 아내의 몫인 양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일한 외양의 멤버들과 크로마키로 사라질 녹색과 형태를 덮는 흰색으로 반전되는 영상은 개인의 개성보다 그저 와이프라는 대명사로만 존재하는 것을 짚으며 요리 및 청소로 구현된 여성상을 거부하겠다는 진의를 강조한다. 이것이 유해하게 작용될 수도 있겠으나, 전소연이 참 영리하다는 것만은 명확하다. 곡 자체만으로도 흥겹고 신나는데, 금기시하는 성에 대한 인식을 당돌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아티스트라니. 영리하다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8
    Wife
    소연
    소연, 데일리, 라이키, 팝타임
    데일리, 라이키, 팝타임, 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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