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9-2]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꼬여버린 나의 인생」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1969』
49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1
장르
레이블 하이크
유통사 소니뮤직
공식사이트 [Click]

[유성은] 언제부터인지 대차게도 꼬여버린 이놈의 인생을 때론 비웃고, 때론 안타깝다는 듯, 아니면 '뭐 어쩔?'이라는듯 블루지하면서 싸이키델릭한 기타 사운드로 장황하게 술회한다. 신시사이저의 공명이 없어도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현재 그 자체가 담겨있는 곡이다. 《클럽1969》에서 원테이크로 녹음한 이 앨범은 머뭇거리고 늘어지며 버벅이는 모든 순간까지를 음악과 예술로 승화시켜 담아냈다. 단촐한 구성의 연주와 정형화하지 않은 파편적 심상들은 일상에 무척이나 닮아있어, 가장 보통의 모습으로 툭 나를 건든다. 목 놓아 한탄하고 찡하고 울리는 선율에 집중하다보면 에효. 그래도 살아가자 한줄기 위안을 받게 된다. 다 비워내서 다 살려낸 어떤 정수. ★★★★☆

 

[조일동] 펜타토닉을 연습하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뽕끼 작렬하는 프레이즈가 있다. 미8군에서 연주하던 이 중에는 카피가 아닌 내 노래를 만들다 보니 그런 프레이즈가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또 누구는 한국적인 록을 만든 시도라고 극찬을 하기도 한다. 뭐가 되었건 구남의 이번 앨범을 지배하고 있는 음악은 익숙한 듯 하면서도, 익숙하다고 대충 넘기기엔 짜릿한 맛이 느껴진다. 톤 하나하나, 프레이즈 하나하나가 서로 꼬리를 물고 물려 들어가는데, 뜯어 들을수록 진진하다. 세 사람의 호흡을 느끼게 하는 연주가 가사와 달리 쾌감으로 돌아온다. 단순히 합주를 잘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서로의 연주 습관을 아는 사람들이 얘기 중에 농을 걸듯 찐득한 프레이즈 사이를 치고 들어가고 빠지며 감칠맛을 낸다. 연주의 절묘한 티키타카가 이 꼬리꼬리한 가사 사이로 곳곳에 피식피식 웃음을 끌어낸다. ★★★★

 

[차유정] 이유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록밴드들이 자신의 연륜을 드러내는 방식 중 하나로 하드록이나 사이키델릭을 선택하는 듯 하다. 포크는 다른 영역과의 융합을 시도하면서 본연의 나이테를 드러낸다면, 하드록은 여지없이 과거의 것을 그대로 재연하되 밴드의 기운이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투박하게 드러내는 쪽으로 향해간다. 그러니까, 클래식 장르로서 록이 거론되는 것 뿐만 아니라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도 이제는 고전 클래식의 형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잠깐 도래했던 신중현의 전성기 이후에 찾아온 신중현과 세나그네 같은 밴드의 음악들, 그리고 10여분이 넘어가는 롱타임 싸이키델릭 버전 「빗속의 여인」(1973). 이 두 개의 텍스트 사이 어딘가 즈음에, 구남의 음악이 조용히 헤엄치고 있다. '인생을 논하기는 뭐하고, 잘하는거나 제대로 하고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네'라며 과거의 텍스트를 빌어서 읇조린다. 하나만 기억하자. 제대로 흉내대는 것조차 힘든 텍스트를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해낸다면, 이 곡처럼 훌륭한 작품으로 남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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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꼬여버린 나의 인생
    조웅
    조웅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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