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8-4] 피아노슈게이저 「구원」

피아노슈게이저 (Piano Shoegazer) 『Sisyphus Happy』
35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1
Volume 1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스튜디오판게아
유통사 마운드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아티스트명에 지극히 적합한 사운드로 처음부터 확실하게 인상을 사로잡습니다. 지글거리는 노이즈와 불균질한 전환, 빼곡하게 쌓여 밀리듯 들어오는 덩어리진 사운드인데 그 재료가 기타만은 아닌, 그런 류의 것이죠. 다분히 실험적으로 들릴수도 있겠습니다만 멜로디라인이 굉장히 선명하면서도 상승감이 분명한 편이고, 이를 꾸미는 다양한 장치들도 감상용 일렉트로닉의 기본에 충실한 것들을 풍성하게 활용하고 있어서 대중음악의 어떠한 틀에 대한 편견만 없다면 신선한 흡인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

 

[이아림] 그리스로마신화 속 시지프스에 대한 해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곤 한다. 신을 기만하여 끝없는 형벌을 받는 인간,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 신에게 도전해 운명을 바꾼 인간. 이를 토대로 ‘행복한 시지프스를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주장은 후자에 가깝다. 피아노슈게이저의 첫 정규작 『Sisyphus Happy』는 이를 인용함으로써 음반의 주제를 명확히 밝히는데, 재밌게도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타이틀 「구원」의 경우, 뮤직비디오는 화면비의 변화부터 쉼없이 전환하는 사진들과 애니메이팅까지 변화무쌍하다. 음악 역시 이펙트에 덮인 보컬과 적막 등으로 인해 메시지의 전달은 직관과 멀고, 이로써 슈게이저 혹은 슈게이징으로 불리는 장르의 특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나 앨범 소개처럼 ‘구원’은 ‘그런 건 없지’라며 활자를 통해 곡의 의도를 명료하게 표현한다. 노이즈로 점철된 사운드 사이로 ‘어차피 무너진 날들엔 절망을 먹자’라며 노래하는 곡은 분명 체념과 패배주의로 가득해서 부정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간간이 들려오는 하이노트와 더불어 찬란함을 더하는 신시사이저가 희망이라는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이처럼 상반되는 것들의 결합과 산란하는 사운드스케이프까지 피아노 슈게이저의 음악은 일견 기이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희미하게 들려오는 ‘죽지마’라는 이 곡에 울컥 치밀어 오르며 아릿한 위로가 되는 건, 힘들어 도망치더라도 웃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정한 탓일 것이다. 다른 수록곡들 또한 가사의 유무와 관계없이 차가운 전자음과 혼란하게 변화하는 전개로 그의 음악은 난해할 수 있다. 하지만 끝없는 굴레 속 각자의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을 청자를 향해 찬사가 깃든 피아노 슈게이저의 음악은 오묘하게도 곡마다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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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구원
    피아노슈게이저
    피아노슈게이저
    피아노슈게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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