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8-2] 오칠 「Something’s Wrong」

오칠 (Ohchill) 『The Burning City』
35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1
Volume 2
장르
레이블 블랙퍼즐레코즈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윤준홍(보컬/기타), 김설(보컬/드럼)이 결성한 밴드 오칠의 정규 2집 『The Burning City』의 타이틀곡. 돌이켜보면 초창기부터 이들의 무대를 여러 음악 페스티벌과 클럽 공연으로 자주 봤던 경험이 있다. 라인업 편성상 자연스럽게 The White Stripes를 떠올릴 수밖에 없지만, 역시 2인조 혼성 밴드였던 국내 밴드 레이브릭스와 비교했을 때 이들에겐 ‘보다 거칠게 직진하는’ 맛이 있다. 펑크, 개러지, 얼터너티브, 포스트록의 요소들을 모두 갖고 있는 이들의 거친 사운드는 특히 라이브에서 더 넘치는 에너지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그들의 신작에서는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1집 『Oh, Two Animal』(2019)와 비교해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그 범위 내에서 분노의 에너지를 좀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Yellow Friends」와 「Dead Letter」에서의 서정성은 그간 쉽게 발견할 수 없던 매력을 전달하기도 한다. 특히 이 곡 「Something's Wrong」이 전하는 사운드는 그간 이들이 들려준 사운드의 핵심을 어떻게 더 다채롭고 스케일 있게 꾸밀 것인가에 대한 오칠만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윤준홍의 보컬 부분에서는 경쾌하게 속도감 있는 포스트 펑크 리듬으로 달리던 악곡이 김설의 후렴 파트로 넘어오면서는 다시 개러지 록 특유의 거친 파워로 임팩트를 심는다. 그런데 그 뒤에 펼쳐지는 합창단 코러스의 웅장함이 더해지면서 가사가 담는 세상에 대한 분노의 메시지가 더 인상적으로 각인된다. 우리가 그간 생각한 개러지 리바이벌이 갖는 심플함의 미덕(?)에 그들 나름의 도전장을 던진, 밴드가 탐구해낸 음악적 성숙의 결과물이다.   ★★★★

 

[이아림] 멜로디를 담당하는 기타와 리듬을 끌어가는 드럼의 조합. 이것이 밴드로서 구사할 수 있는 가장 미니멀한 편성일 것이다. 이런 경우, 필연적으로 여백을 수반해서 세션 등 인력의 충원 또는 다양한 소스를 합쳐 채움의 미덕을 실천하기 마련이다. 밴드 오칠 역시 두 악기 외에 부가적 요소를 활용하곤 하지만, 독특하게도 이들은 단순할지언정 각자의 포지션에 충실한 음악을 주로 선보여왔고, 데뷔작 『57』(2014)부터 야성적 에너지로 자신들의 빈 부분을 채워내곤 했다. 하지만, 신보 『The Burning City』(2023)에서는 거칠게 날뛰던 오칠의 모습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도 있을 음반이다. 여전히 오칠의 음악은 파괴적이지만, 기존의 오칠이 퍼포먼스의 측면에서 파괴적 면모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생존자’란 디스토피아를 다룸으로써 파괴를 다루고, 이에 기반한 음악은 상대적으로 차분해졌다. 타이틀 「Something’s Wrong」은 경쾌한 드러밍으로 시작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울적하고 곡 속의 요소들은 한데 뭉쳐 경계가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명확한 대비가 곡의 특징이란 사실이 흥미롭다. 밴딩과 함께 다소 뭉개진 발음으로 단어를 흘려보내는 윤준홍의 보컬은 어린아이가 또박또박 발음하듯 명료한 김설의 훅과 상반된다. 기존에 코러스를 주로 담당하던 설의 보컬은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교 없이 순수한 목소리로 가사를 역설하는 효과를 더한다. 가스펠이 연상되는 웅장한 후주를 제외하면 드럼과 기타에 집중되어있는 곡은 조금 더 실험적이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본질에 충실하다는 인상과 함께 정직함마저 느껴진다. 오칠의 우직함을 통해 편법 없이 미친 세상과 맞서는 삶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듯하며 성숙과 절제의 면모가 도드라지는 음악이 달갑다. ★★★★

 

[조일동] 쟁글대는 그런지의 루저 정서는 이내 김설의 보컬과 함께 메탈릭한 분노 가득한 사운드로, 다시 기타 트레몰로와 함께 광기로 폭발한다.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이 사회의 위선과 폭력을 두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아니라 광기가 필요해져 버린 오늘의 현실을 사운드로 처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채로운 표현이 등장하는 가운데 여러 목소리가 입혀진 “Something’s Wrong” 하나 만은 명료하게 들리도록 연출했다. 발악에 가깝게 연주하면서도 밴드가 힘줘 전하고 싶은 얘기는 청자가 절대 놓치지 않게. ★★★★

 

[차유정] 고독을 미화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나는 그런거 모른다는 식'으로 시치미 떼고 덤벼드는 여타의 음악들과는 시작부터 극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건조한 사운드 안에서 샤우팅을 배치할 때 마디마디를 끊어주는게 차라리 속시원하게 들리는 지점이 있는데, 그 포인트를 분명히 잘 잡아내었다. 다만 조금은 옛스럽게 들리는 웅장한 코러스를 뺐다면 단순한 맛을 살리는데 보다 일조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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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Something’s Wrong
    김설
    윤준홍
    오칠, 하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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