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0-3] 태평시간 「서로 바라볼 시간」

태평시간 『러브캔들』
48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9
Volume EP
장르
유통사 마운드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이펙터를 걸어 두텁게 만든 베이스 연주를 드러밍이 파쇄하는 가운데, 무겁고 더티한 사운드에 날카로운 톤의 기타가 스트로크를 중심으로 한 백킹 기타로 또 한번 뒤챈다. 기타는 백킹과 솔로잉을 오가며 연주하는데 중간에 기타마저 상실되며 보컬이 베이스와 드럼의 질감에 한층 묻어가는 저음 위주의 보컬을 선보인다. 이러한 보컬마저도 제대로 문장을 이어 말하지 않고 뚝뚝 끊어서 말한다. 전체 악곡 구조로 보면 꽤나 단순한 구조임에도 지루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모든 사운드가 조화보다는 일종의 파훼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 곡은 오로지 존재하는 것은 파훼의 반복 밖에 없다는 사실을 미결성과 뒤엎음의 뉘앙스로 살려가며 선명하게 강조한다. 지저분한 사운드를 밀고나간다는 점에서 그런지의 특징이 눈에 띄긴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팝적인 감각이나, 뉘앙스 또한 생생히 살아있다. 여하튼 서로의 거리감과 존재감의 차이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가면서 만만치 않은 여운과 향취를 남겼다는 점을 높이 산다. 멤버 개개인이 몸담았던 밴드들, 이를테면 소음발광이나 그린빌라 등의 밴드와는 사뭇 다른 영역에 있는 노이즈팝(혹은 드림팝)을 조리있게 선보였다는 점 또한 평가해야 할 요소이다. ★★★☆

 

[이아림] 태평시간이란 이름을 풀어보자면 평화로운 순간 정도일 것이다. 사실 ‘태평’이란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 건 천하태평 또는 태평성대와 같이 살기 좋았던 왕조를 일컫는 경우로, 태평시간이란 표현은 조금은 어색하면서도 현대에서는 다소 사장된 표현에 가깝다. 심지어 이름의 느긋하고 호젓한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이들의 음악은 앞선 인상과는 상반된 치열함으로 가득하다. 특히, 이 앨범을 가득 채운 자글자글한 노이즈의 기타를 주축으로 한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는 『러브캔들』이란 앨범명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무드와 대조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 결과, 사랑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감정 중 설렘에 초점을 맞춘 가사들은 몽롱한 보컬과 만나 인디 팝의 감수성을 강조하는데, 도입부부터 강렬한 노이즈를 앞세우는 곡들은 독특한 감상의 여운을 남긴다. 이 곡 역시 시선의 교감을 소재로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데, 짤막한 가사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읊조리는 듯한 보컬이 노이즈에 덮여 전달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묵직한 드럼 및 베이스 연주와 만나 의뭉스럽고도 섹슈얼한 매력을 발산한다는 것은 이들의 특색일 것이다. 여러 장르 요소를 알차게 차용한 복합성이 흥미로우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기타의 날카로움이 소음발광의 음악과는 또 다른 파열의 쾌감을 선사하는 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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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서로 바라볼 시간
    정지혜, 강동수
    정지혜, 강동수
    정지혜, 강동수, 정한슬,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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