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60-4] 이센스 「저금통」

이센스 (E SENS) 『저금통』
68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7
Volume 3
장르 힙합
레이블 문컴퍼니
유통사 지니뮤직, 스톤뮤직 Ent.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돈’을 다루는 직선적이고 분명한 태도에서 『이방인』(2019) 보다 한결 가볍고 선명해진, 주제에 대한 아티스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가 국힙 신에서 처했고 지나왔던 몇몇 과정 때문에 자칫 간과할까 싶었던, 스토리텔러로서의 기민함과 압도적인 랩 실력에 더욱 집중하게 해주는 곡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배금주의나 개인적 소회, 피상적인 스웨그에 빠지지 않고 개인이 오갈 수 있는 범위에서 이 쉽지 않은 주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털어내는 몇몇 라인은 맥락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느냐에 따라 종종 감탄이 나올 정도. 예의 복합적인 랩 라인 설계,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녹여내는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여전히 독보적인 경지의 랩 피지컬 등, 듣는 쾌감을 극대화하는 요소들에 집중한 것 또한 전작들 대비 직선적이고 가벼워진 캐릭터적 접근에 무게와 깊이를 부여하며 절묘한 밸런스를 이룹니다. 특히나 이번에는 조금은 더 친절하게 라이밍을 만들어가는 구간을 몇몇 배치해두었는데, 이를 통해 만들어내는 빡빡한 타격감은 근래 이센스의 래핑 중에도 독보적으로 청자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비단 올해 뿐 아니더라도, 근래 나온 국내 힙합 앨범 중 가장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를 응당 차지할 작품입니다. 기본만한 기믹이 없다는 명제에 더없이 충실한 작품. ★★★★☆

 

[정병욱] 얼마 전까지 같은 BANA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다가 갈라져, 공교롭게도 연이어 각자의 정규작을 내놓게 된 빈지노와 이센스 두 사람. 자연스레 비교 선상에 오르는 두 작품의 실제 몇 가지 비교 포인트가 있다. 워낙 랩 퍼포먼스 역량 자체가 완벽한 이들이기에, 이번 작품의 경우 비트보다 랩을, 작위적인 콘셉트나 작법보다 솔직한 태도를 앞세워 완성한 것만으로 둘 다 충분히 뛰어난 앨범이 되었다는 사실이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빈지노의 이번 퍼포먼스는 청자를 랩의 대상인 자신의 일상에 적당한 간격과 자율성을 부여한 채 끌어들이는 간접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으나, 이센스는 자기 내면과 주변을 여느 때보다 더 솔직하게 전달하는, 직설적 과시와 언어적 쾌감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빈지노가 이국적인 자신의 풍경을 코스별로 유영하는 특등석 버스에 초대한다면, 이센스는 날것의 자기 정글이 눈앞에 펼쳐진 야생 사파리 지프 위에 앉히는 격이다. 도끼가 참여한 첫 곡 「No Boss」와 함께 「저금통」은 앨범 전반부의 주인공을 맡았다. 적절한 여백을 뒤에 두고도 바짝 앞에 달라붙는 미니멀하면서도 타이트한 허키시바세키의 드럼 비트, 무척 짧은 러닝타임 안에 그다지 난해하거나 기상천외하지도 않은, 그런데도 역대 그 어떤 국내 벌스보다도 맛깔나는 라임과 플로우를 밀어넣은 밀도 높은 랩핑까지. 돋보이다 못해 정신을 쏙 빼놓는다. 먹이사슬의 꼭대기 위 여유와 자유로움이 동시에 묻어나는 대형고양이과의 멋과 위용이 짧고 굵게 박혀 있다. 한 곡만으로, 한 차례 감상만으로 진가를 알기엔 지나치게 호흡이 짧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저금통
    이센스
    허키시바세키
    허키시바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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