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츄를 시작으로 12명의 멤버들이 자유의 몸이 되어 각자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이달의 소녀. 멤버들 중 5명은 현재 기획사 모드하우스로 이적했다. (모드하우스는 이달의 소녀를 프로듀싱했던 정병기가 설립한 레이블로, 현재 트리플에스를 기획, 관리하고 있으며 이 곳에 온 5명은 ARTMS라는 하나의 프로젝트안에 함께 있다.) 흥미롭게도 그 5명 중에서 함께 유닛 오드아이서클로 활동했던 3명인 진솔, 김립, 최리가 유닛 활동을 재가동했다. (이전 활동까지 합치면) 그들의 두 번째 EP인 『Version Up』(2023)은 곡마다 다양한 일렉트로닉 비트와 사운드의 활용을 통해 모두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이 곡은 현재 K-Pop씬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는 비트로 떠오른 저지클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과거에도 이들의 작업에 참여했던 프로듀서팀 모노트리의 일원 지하이(G-High)는 최신 유행 서브장르의 규칙을 세련미 있게 잘 활용한다. 그렇지만 그 숨가쁜 비트 속에서도 세 명의 보컬이 각각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모노트리의 전통과도 같은 확실한 멜로디의 적용도 잊지 않는다. 또한 곡의 핵심이 되는 부분인 ‘다라다라 다다다~’에서는 제창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겹치게 만들면서 한참동안 잠들었던 유닛의 부활을 자축한다. 가사가 전하는 새출발의 기쁨과 자신감, 의욕의 메시지에서 느낄 수 있듯, 과거처럼 소모되지 않고 함께 힘을 모아 새롭게 전진하려는 그들의 의지를 음악으로 잘 구현한 트랙이다. ★★★☆

[이아림] 국가 원수의 전용기와 나이키의 상품명을 모두 떠올리게 하는 곡명은 일견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드아이써클은 단순히 설명하자면 그룹 이달의소녀에서 파생된 유닛이겠으나, 다소 난해하면서도 견고한 세계관을 알고 나면 이달의 소녀라는 프로젝트의 중심을 맡은 그룹이기도 하다. 멤버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데뷔 싱글을 발매했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두었을 때, 김립을 필두로 세계관의 확장과 새로운 시작을 언급하며 만들어진 오드아이써클은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빨강과 파랑, 그리고 두 색이 합쳐진 보라라는 상징색처럼 세 사람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단 한 번의 활동으로도 상당한 호평을 받았는데, 약 6년 만의 복귀에도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채색을 내세운 수트 타입의 의상은 과거의 이들이 컨버스를 신고 소녀의 이미지를 강조했던 것을 생각하면,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음악 역시 드림팝 베이스의 사랑 노래에서, 부드럽고 몽롱한 분위기 속 중독적인 후렴구와 현란한 비트로 저지클럽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변화를 보여준다. 비슷한 발음으로 라임을 이루는 가사들의 유희가 재밌는 곡이며, 계약 분쟁이란 역경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이들의 상황을 빗댄 듯한 "Face New Universe"라는 가사나 과거의 컨버스를 불태우는 뮤직비디오가 앨범명 그대로 한 단계 『Version Up』한 오드아이써클을 보여주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