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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리뷰 #11] 윤미래 『YOONMIRAE』 : 다시 돌아오셨군요

윤미래 『YOONMIR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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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그녀를 처음 접했던 그 때를 아직 기억한다. 도저히 믿을 수 없던 그 카랑카랑한 운율. 나레이션 류가 아닌 파워풀한 랩. 단점이라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흔하지 않은 보컬리스트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렇지만, 그 이상을 찾기는 힘들기도 했다. 적어도, 그녀의 전작들까지는 말이다.

사실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이기 때문에, 좀 더 충실한 자의식이 있는지를 살피게 된다. 더구나, 힙합에 보다 더 무게중심이 쏠려 있었던 윤미래의 궤적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윤미래의 신작 『YOONMIRAE』가 갖는 의미는 그래서 각별하다. 전작과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 내놓은 작품은 대개 부담감에 뒤틀려버리는 경우가 많기에 그가 어떻게 이를 극복했는지를 느끼는 것도 감상포인트가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본작 『YOONMIRAE』는 2007년의 웰메이드팝으로 꼽을 수 있을만큼 “좋다”. 여기엔 데뷔 10주년 - 윤미래는 1997년 업타운의 멤버로 데뷔했다 - 을 맞이한 아티스트의 여유가 일차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훈련에 의한 기교가 아닌 타고난 감성에 바탕을 둔 그녀의 보컬은 알앤비를 표방하고 등장한 여타 보컬리스트와는 전혀 다르면서도 “윤미래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된다.

억지스럽지 않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윤미래가 가진 가장 탁월한 것일게다. 어떤 소리, 어떤 노래를 들어도 가식적이지 않은, 정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듯한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흐른 뒤」가 갖는 정서는 「시간은 눈물과 흐르고」에서 더욱 잔잔하게 흘러가며, 「삶의 향기」에서 들려준 자신의 이야기는 「검은 행복」에서 보다 구체화되어 읊조린다.

윤미래는 본작에서 자신의 취향을 좀 더 내보이려 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구속이 많이 사라진 상태에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절충점을 찾으려 한다는 느낌도 든다. 「What's Up! Mr. Good Stuff」를 들어보면 정말 그녀가 이런 스타일을 즐긴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소토유니언의 앨범에서 피쳐링했던 「Blow My Mind」(2003)와 연관지어 들어본다면 이런 스타일이 T에게 더 잘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잘 짜여진 성찬의 한 축에는 그녀가 ‘소울메이트’라 표현한 타이거JK가 있다. 타이거JK가 본격적으로 반열에 올라선 작품인 『하나하면 너와 나』(2004)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윤미래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본작에서 타이거JK 스타일의 확장판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윤미래의 음색과 잘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본작을 윤미래의 “베스트”라고 단언하기엔 대략 0.98% 정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너무나도 많은 재능을 작품 하나에 밀어넣게 되었을 때 따르는 번잡한 구성이 어김없이 본작에서도 재현된다. 차라리 『Gemini』처럼 힙합 하나로만, 혹은 알앤비 스타일의 음악만을 하나로 밀어넣었다면 더욱 그녀의 가치가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다. 처연한 그녀의 목소리에 젖다가 갑자기 흥겨운 랩을 들었을 때의 감정 기복은 좀 난감하기도 했다. 보여줄 게 너무 없어서 안스러운 이들에 비하면 투정에 가까운 이야기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그녀는 다시 다가왔다. 그 간극이 하루건, 5년이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대단히 뛰어난 실력을 접하면 그 향취에 흠뻑 취할 수밖에 없는 법. 그러한 날카로운 기억은 스피커가 들려주는 그녀의 소리와 함께 곧바로 귀를 휘감아 준다. 나의 흑인음악의 시작을 함께했던 그녀가 여전히 변하지 않은, 보다 진해진 느낌으로 다시 다가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Good-Bye Sadness, Hello Happiness」 처럼 그녀의 인생을 감고 있던 슬픔은 사라져주고, 행복한 음악만이 함께 하기를. 그리하여 부디, 그녀의 소리와, 그녀가 진정 사랑하는 음악을 계속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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