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비음과 날카로움을 중심으로 하는 보컬, 스피디한 연주가 치고 나오는 구성 등에서 J-Rock을 연상하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빡빡하게 채워서 달리는 곡은 아니지만, 보컬의 성향이나 멜로디를 풀어가는 부분곳곳에서 어렵사리 연결되는 부분들이 꽤 있고, 그런 점이 감상의 주요 포인트가 됩니다. 경쾌함과 청량함, 속도감 등이 강점인 반면, 스톱앤고(Stop & Go)의 보상감을 주기에는 레코딩과 사운드 연출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곡이기도 합니다. 건반이 화음과 선율 모두에서 선명한 반면 기타는 톤의 두터움이나 힘이 다소 약하게 잡혀 있어 이 부분들은 아쉽기도 합니다. 보컬 또한 조금 더 공간을 넓게 잡아 레코딩 했더라면 악기들이 빠질 때 고립되는 듯한 인상을 피할 수 있었을테지만, 이 부분이 약간은 호불호의 영역일 듯도 합니다. ★★★

[이아림] 이들의 첫 EP 발매보다는 9개월의 공백기가 더 놀랍다. 데뷔 직후 디지털 싱글을 연이어 발표하던 성실함으로 미루어볼 때, 긴 시간 고민 끝에 탄생한 음반이지 않을까 짐작하게 된다. 보컬-건반-드럼의 흔치 않은 3인조 구성과 함께 근래에 보기 드문 스타일을 구현한다는 점이 흥미로우며, 하나의 주제를 향해 전개하는 신보의 구성 역시 눈길을 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스토리텔링은 역경을 딛고 나아가도록 격려하는데, 다소 뻔하지만 탄탄한 기승전결을 보여준다. 가장 독특한 점은 90년대 비주얼 록 장르에서 접할 수 있던 보컬과 연주의 조합이 말랑한 모던록 장르처럼 들린다는 점이다. 소년 만화의 긍정적 에너지가 좋긴 하나, 일본 애니메이션 기반의 매니악함이 곳곳에 묻어난다는 점에 있어 취향의 호불호가 갈릴 음반이고, 듣기에 따라 올드하다는 감상마저 든다. 포인트를 주는 기타와 더불어 옅게 깔린 베이스와 건반 위를 채우는 것은 주로 선명한 보컬과 강렬한 드럼이다. 다만 두 요소가 따로 노는 듯한 음향의 밸런스와 더불어 각각의 주장이 강해 가려진 서정성과 불안한 고음처리가 도드라진 것이 아쉽다. 스트릿오브골드, 스칼렛킴밴드 등 멤버들이 활동하는 또다른 팀들로 인해 기존 활동의 스핀 오프로 보인다는 점 역시 아쉽지만, 섬세한 감정선의 신비로움과 미숙한 열정이 공존하는 오묘함만은 유일무이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