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43-2] 원호 「춤」

원호 『The Flower Time Machine』
74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3
Volume 1
장르
유통사 더 볼트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싱글 「Day Dreamin’」(2018)으로 음악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원호는 두 번째 싱글 「청춘」(2020)까지는 60년대 서구 팝이나 비틀즈 풍의 사운드를 도입한 곡들을 선보였었다. 그러나 올해 초 3년의 공백을 건너 발표한 두 장의 디지털 싱글 「더 플라워 타임머신: 낮/밤」(2023)을 통해 사운드의 과감한 확장에 성공했음을 살짝 드러냈고, 완전한 모습으로 공개한 풀 앨범 『The Flower Time Machine』(2023)을 통해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시켜준다. 이전 작품의 성향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는 있었던 60년대 사이키델릭 록과 70년대 소울-훵크의 향기를 더 진하게 끌어올렸고, 거기에 ‘한국 록’의 전통까지 추가한 것이다. 특히 타이틀곡인 「춤」에서는 인트로부터 진하게 밀려오는 하몬드 오르간 풍 건반 멜로디의 반복 이 가장 먼저 귀를 자극한다. 초반부에는 분명 서구적 감성이던 멜로디가 후렴으로 흐르는 멜로디에서는 마치 70년대 대학가요제 밴드들의 곡조처럼 변형되는 반전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원호의 보컬 자체가 동-서양의 사이키델릭 록의 장점과 다 잘 어울리는 창법을 보여주기에 그 이중적 태도를 자연스럽게 통합한다. 듣는 순간 앨범 제목처럼 플라워 무브먼트가 한창이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그러나 캘리포니아가 아닌 한반도 남쪽 미8군 부대 고고클럽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는 트랙이다. ★★★★

 

[박병운] '플라워 무브먼트'로 명명하는 시기에 대한 경배를 말하는 것보다 보컬의 긁힌 톤이나 예스러운 건반을 들으면 당장엔 은근히 이 땅의 짧고 가느다랗던 록의 역사를 다이제스트로 재현한 듯 들렸다. 잽을 연신 날리던 기타가 중반부터 3분이 미처 안 되는 간략한 러닝타임 속에서 안에서 자신의 사이키델릭 유전자를 피력한다. ★★★★

 

[이아림] 전에 없던 신인의 깜짝 등장 같지만, ‘싱어송라이터 원호’와 밴드 ‘원호와 타임머신’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활동한 5년 차 아티스트의 첫 정규 음반이다. 그의 데뷔 싱글 「Day Dreamin’」과 같은 기존 발매곡들은 고즈넉한 발라드를 내세우지만, 정작 그의 최근 활동은 다이나믹한 구성의 ‘원호와 타임머신’ 라이브가 주를 이뤘다. 이러한 배경은 양분된 별개의 활동이란 인상을 주었는데, 각각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재조립한 『The Flower Time Machine』이라는 앨범명은 두 이름의 경계를 흐려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크레딧의 익숙한 이름들처럼 산울림의 70년대의 사운드가 어렴풋이 묻어나는 음악 역시 친근한데, 향수를 자극하는 아련한 분위기를 답습이라 표현하기엔 새롭다. 스모키한 보컬과 터프한 기타 뒤로 은근하게 스며든 아코디언은 적재적소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기존의 라이브에서는 볼 수 없던 중후한 멋과 사이키델릭함을 완성한다. 포효하듯 날 선 원호의 에너지를 중화하는 드럼의 강약 조절과 중독적인 베이스 라인은 곡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곡을 끌고 가다가도 자연스레 뒤로 빠져 여백을 메우는 베이스-기타의 상호작용이 능란하다. 치열한 연주에 가려진 건반의 존재와 낮 버전의 동일한 커버는 다소 아쉽지만, 스플릿 싱글의 의아함과는 별개로 방황을 마치고 비로소 정체성을 조형한 원호의 다음이 기대되는 음반이다. ★★★★☆

 

[조일동] 클라비넷 특유의 톤이 주는 1970년대 초반 모타운을 연상시키는 감각에, 와와 페달을 활용한 기타 연주와 맛깔난 드럼 패턴이 기분 좋게 만든다. 보컬 라인은 1980년대 한국 디스코-훵크 듀오이자 당대 최고의 멤버들로 세션을 꾸렸던 도시아이들 혹은 이재민, 벗님들 등 한국적 변용을 이뤘던 선배들이 떠오른다. 물론 과거 선배들이 다다르지 못했던 선명하고 강렬한 그루브와 이를 뒤에 업고 훨씬 힘이 넘치는 보컬 라인을 만들어 내었다. 기타, 베이스, 보컬, 퍼커션을 연주의 다수를 원호 혼자 해내고 있는데, 연주의 완성도나 편곡의 쫀쫀함 등에서 만만치 않은 내공이 느껴진다. 더군다나 과거 한국의 선구자들을 연상시키면서도 재현과 다른 원호만의 거칠고 힘찬 연주와 노래를 새겨가며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계속 주목할 부분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원호
    원호
    원호, 임강토, 송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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