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무리해서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접목하기보다, 자신들의 디스코그래피 안에서 안정적인 ‘반복’과 약간의 변주를 더한 곡입니다. 그룹의 후반부에 즐겨 가져오던 유럽식 댄스팝의 선명한 보컬 라인과 적절한 속도감, 후킹 파트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 전개가 더해지며, 멜로디 라인이 도드라지고 신속하게 전환되는 2000년대 후크송의 미덕을 재현합니다. 후렴구에서 드롭과 함께 리듬파트와 보컬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부분 정도가 EDM 팝 패턴을 부분적으로 차용한 것일텐데, 그조차도 엄청 트렌디하기보다는 파트의 전환 및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정도에서 기술적으로 잘 사용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오랜 공백을 굳이 서사로 풀기보다, 자신들의 지난 여정 안에서 음악적으로 연결하는 명민한 기획이 빛나는 곡입니다. ★★★☆

[유성은] 도입부의 매력적인 저음과 후렴구의 맑은 고음이 대비를 이루며 성숙한 카라의 귀환을 선언하는 리듬감 넘치는 댄스곡이다. 카라의 수많은 히트곡 중 「맘마미아」(2014)의 세련된 분위기와 이어지는 측면이 있으며, 2022년의 메가 히트를 기록한 아이브나 르세라핌의 곡에서 살펴볼 수 있는 '뇌리에 박히는 후렴구'를 반복하는 패턴으로 강력한 대중성을 만들어 내었다. 1주간의 활동기였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를 엿볼 수 있는 무대에서의 모습, 퍼포먼스의 자신감, 흔들림 없는 가창력에서 7년이라는 (아이돌 그룹의 세대를 나눌만큼의) 시간을 건너뛰어서도 여전한 실력을 증명한다. 새로운 5명 멤버 조합의 완벽한 케미스트리에선 이 곡의 의미가 단순 추억팔이가 아님이 충분히 드러났다. 모쪼록 이들의 절실한 재결성이 단발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유효기간 없이 활동하는 여자 아이돌의 신기원을 보여주길. ★★★★

[이아림] 15주년을 맞이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동안 ‘카라’라는 팀에서 본 적 없던 멤버 구성이 시선을 끈다. 활동이 겹친 적 없던 멤버들의 조합 외에도 강렬한 리듬감 속 무르익은 목소리와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새롭지만, 가장 흥미로운 점은 분위기의 변화다. 대개의 그룹 활동에 있어 변화는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만, 카라의 변화는 인위적인 노력이 아닌 자연스러움이 담겨 신선하지만 낯설지 않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1980)와 같은 화려함에 군데군데 스며든 90년대 가요의 흔적은 과거의 것이지만, RBW 특유의 기타 사운드를 더해 작금의 트렌드 문법을 따르는 전개는 긴 공백기를 무색하게 만든다. 몸을 흔들어보라는 유혹은 섹시함보다는 카리스마를 통한 위압이 느껴지고, 가장 높은 곳에 당당히 서 있다는 가사는 이미 왕관을 가진 자의 자신감으로 와닿는다. 여섯 개의 마이크로 멤버 하라를 기억하는 모두에게 큰 울림을 남기는 동시에, 기존의 이미지를 포용하지만 그 시절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성숙함에서 카라다움이 느껴지는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