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28-1] 스쿼시바인즈 「원」

스쿼시바인즈 (Squash Vines) 『출입 : Mandala』
49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11
Volume 2
장르
유통사 사운드프레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이기범(보컬), 홍승기(기타), 장광순(베이스), 제이(퍼커션)으로 구성된 하드록 밴드 스쿼시바인즈의 첫 번째 정규앨범 『출입 : Mandala』(2022)의 타이틀곡. 이들은 갓 2장의 음반만을 발표했지만, 2010년대 초반 헬로 루키에서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을 시작으로 거의 10년의 긴 세월을 버텨온 중견 밴드다. 스쿼시바인즈는 첫 정규작 『신세계』(2020)로 사이키델릭과 하드 록/메탈, 그리고 아프로-유라시아 민속음악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조화시켜 자신들만의 개성을 강렬하게 표출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본작 『출입:Mandala』에서는 타이틀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불교를 비롯한 동양의 종교적 주제를 매우 깊게 담은 가사들을 그들 고유의 사운드에 접목하고 있다. 다른 곡들은 초반에는 매우 정적으로 흐르다가 중반부 이후에 갑작스럽게 폭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곡 「원」은 초반부부터 베이스의 텐션과 기타 솔로로 긴장감을 강하게 끌어올린다. Alice In Chains의 스타일과 오리엔탈리즘이 ‘메탈’이란 명제 속에서 하나가 된 이 곡의 사운드는 사바세계의 혼돈과 번뇌를 소리로 제대로 구현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주술적인 보컬의 에너지, 화려한 리프는 없지만 계속 귀를 긴장시키는 기타 연주도 매력적이다. 그 긴장감이 후반부에서 마침내 높은 고지에 도달할 때 느껴지는 일종의 희열은 곡의 엔딩과 함께 깊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한국 하드록-메탈 속에 새로운 하나의 영역을 개척하는 그들만의 뚝심에 박수를 보낸다. ★★★★

 

[박병운] 주술 같은 가창 역시 밴드 음악의 일부이길 원하는 음악이다. 여기에 서사의 서술 위에 얹어진 베이스의 굵은 심줄, 자욱한 공기 속을 내리치며 역동하는 퍼커션의 세팅은 여전한 멤버들의 기량을 확인시켜 준다, 클라이맥스 지점을 짚는 게 무의미할 정도의 구성과 전체의 흐름을 짚어주는 리프 등이 휘몰아치는 몰입을 안겨준다. 복귀가 반갑고, 이번에도 기대만큼의 결과물이다. ★★★★

 

[이아림] 7분이 넘는 곡의 길이, 불투명한 보컬과 그 위를 덮는 음울한 연주는 트렌드에 반하고, 「선」으로 선형이 존재하지 않는 원을 노래하는 알 수 없는 곡으로 언뜻 보기에 난해하다. 그러나 "Mandala"라는 앨범 명과 커버 아트 속 기타를 맨 다라를 발견하고 나면 현재라는 세계의 선과 윤회하는 삶의 흐름을 빗댄 원 등, 음반 속 생에 대한 심오한 고찰이 흥미롭다. 미시적으로는 개인이 꿈꾸는 이상을 향해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현실을 노래하고 있으나, 이 또한 ‘현실에 충실하라’라는 불교의 교리와 일맥상통하며, 나아가 깨달음이라는 해답을 얻기 위한 과정 속 한 인간의 번민이 느껴진다. 오리엔탈리즘 성향이 강한 수록곡 「사구」, 「예레미야」처럼 「원」 역시 특정 종교의 색채가 강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건 느릿하고도 심도 있는 연주의 힘에 있다. 곡을 여는 베이스부터 긴장감을 더하는 기타, 날카로운 퍼커션은 보컬의 호흡마저 웅장하게 만든다. 특히, 이기범의 허스키한 음색과 힘 있는 보컬 자체는 여전하나 전작 대비 공기를 섞은 창법은 불분명한 가사 전달과 고음의 공허한 파장으로 곡의 모호함과 신비로움을 더한다. 가장 종교적이지만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현실을 직시하는 곡이다. ★★★★

 

[조일동] 묵직하고 거칠다. 날것의 소리가 아이러니하게도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다. 앨범 전체를 함축한 싱글이다. 그만큼 농축된 에너지가 청자에게 저릿저릿하게 전달된다. 퍼커셔니스트가 더욱 다채로운 연주가 가능한 드럼 세트에 앉아있었다면 웬만한 스토너-둠메탈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가히 Sunn O)))급 사운드가 되었을 것 같다. 다르게 말하면 스쿼시바인즈는 기존의 장르화 된 어둡고 무거운 사운드의 밖에서 자신만의 소리 심연을 만들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범의 노래는 더 넓고 광활해졌고, 장광순의 베이스는 더 거칠고 침잠해졌으며, 홍승기의 기타는 더 유연해졌다. 스쿼시바인즈에 의한 스쿼시바인즈만의 소리.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이기범
    스쿼시바인즈
    스쿼시바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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