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도입부터 열일하는 화사한 신시사이저가 나이 든 청자에게도 낯설지 않은 감흥을 안긴다. 젊음의 감을 표현하기에 차라리 쑥스러울 정도의 나이대의 멤버들이지만 그만큼 요즘 팀들이 그러하듯 능숙하게 활기 있는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닥에 진동하는 베이스 루프와 짧게 힘을 전달하는 기타 리프가 김승수의 프로듀싱을 통해 유효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

[이아림] 노이즈 가득한 사운드 사이로 곧게 뻗어 나오는 미성의 음색이 부드럽게 스며든다. 「Young Boy」는 '알고리즘'이란 그들의 세계관을 이해하기엔 설명이 부족하지만, 전작의 키워드 '구원'과 이어지며 《데미안》 속 "새는 알에서 태어나기 위해 투쟁한다"라는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상처받아도 다시 나아가겠다는 곡의 내용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몇몇 멤버들의 배경과 맞물려 가요계를 향한 패기도 느껴지는데, 다인원이라는 점 외에도 폭넓은 음역대를 사용하며 듣기에 재밌는 음악을 발매하는 일 역시 흔치 않아 흥미롭다. 특히, 미성의 정직한 허밍과 가성으로 뽑아올린 고음 등은 뻔할 수 있으나, 저음부의 보컬과 목을 긁는 창법이 거슬림 없이 포인트로 여겨지게 만드는 역량은 신선하다. 다만, 신인 특유의 풋풋함이 곡 자체의 강렬함을 모범생의 어설픈 일탈처럼 보이게 만들고 IT라는 요소를 SF와 혼동하여 사용한 스토리 필름이 아쉬운 맛을 남긴다. 완전하게 새로운 것이 등장하기 어려워진 만큼 영상 등 보여지는 것들에 있어 기시감이 들긴 하나, 음반 전체적으로 록 밴드 또는 솔로 아티스트의 밴드 편곡처럼 들리는 목소리의 결집이 흥미롭고, 전곡에 참여한 멤버 '반 (VAHN)'의 향후가 더욱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