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선공개 싱글에 이어 빠르게 공개한 새 앨범의 타이틀곡입니다. 80년대 디스코팝의 황금기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 소스들을 취하고 있지만, 살짝씩 엇나가며 밀리는 비트, 시작과 끝이 모호한 코드워크, 이를 통해 텐션을 가져가는 기존 신세하 음악의 인장들을 자연스레 연장합니다. 바뀐 트렌드에 대한 고민과, 자기 음악의 개성에 대한 고민이 두루 맞물려 있는데, 결론을 내지는 못한 상태의 결과물이지만 그런 불온함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보컬의 딕션이나 음색의 선명함 등 해상도가 아쉬운 신세하 파트보다, 톡톡 튀듯 진하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수민 파트가 산개하는 트랙들의 중심을 잡는 데에는 더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점 또한 특이점입니다. ★★★☆

[유성은] 훵크 특유의 묵직하고 진중한 드럼-베이스의 리듬이 약동하는 곡이다. 절제된 멜로디와 코드의 반복적인 구사로 강렬한 인상과 중독성을 얻어냈다. Michael Jackson을 연상시키는 신세하의 여리고 중성적인 목소리가 수민의 희미하고 끈적한 목소리와 교차하며 빠르지 않은 속도의 이 곡에서 리듬감을 살리며 댄서블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경쾌하고 멜로딕한 전자음악에 강점이 있던 신세하지만, 레트로훵크의 해석에서도 쫀쫀하고 생동감 넘치는 트랙을 멋지게 완성했다. ★★★☆

[차유정] 최대한 까칠한 기분을 비트에 대입해서 터프함을 잘 살리고 있다. 댄스로 시작하지만 보다 섬세하고 짙은 농도의 블랙뮤직을 구현했다는 것이 귀를 신나게 한다. '힙'에 함몰된 요즘 비트 대신 난폭하게 리듬을 찢어서 배치한다는 상큼한 제안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