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11-2] 생각의여름 「걷는 이 (feat. 박혜리)」

생각의여름 『손』
65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07
Volume 4
장르 포크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2009년부터 꾸준히 활동중인 싱어송라이터 박종현의 1인 프로젝트 '생각의여름'의 네 번째 정규앨범 『손』의 타이틀곡. 간결하면서도 시적으로 다듬어진 노랫말을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와 편곡 위에서 펼쳐내는 것이 생각의여름이 추구하는 음악의 기본적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이번 새 앨범에서는 전곡에서 섬세하고 내성적인 분위기인 그의 보컬 대신 초대한 보컬리스트들에게 메인 보컬의 자리를 넘긴다. 9(송재경)를 비롯해 김사월, 강아솔, 김일두, 홍갑 등 인디 포크 팬들에겐 매우 익숙한 이름들이 트랙리스트에 보이는 가운데 이 곡에선 2장의 정규작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박혜리가 참여했다. (그녀는 이 곡의 아코디언 연주도 담당했다.) 정갈하고 맑은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의 선율 위에서 포근하게 다가서는 박혜리의 보컬이 전편을 주도하고 박종현의 보컬은 그저 후렴의 코러스에서 가볍게 화음을 채워준다. 그의 노래가 항상 그러했듯 비유, 은유를 적절히 활용한 한 편의 시와 같은 가사 역시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어떤 의미에서는 장필순의 「방랑자」(1990)나 김동률의 「출발」(2008)에 대한 그의 대답이 아닐까 느껴지는, (어쩌면 인생이라는 긴) 인간의 ‘여정’에 대한 깊은 사색을 아름답게 풀어낸 결과물이다. ★★★★

 

[유성은] 실리카겔의 멤버 김한주와 함께한 『The Republic of Trees』(2019)는 생각의여름이 앰비언트라는 장르적 아이디어를 활용한 음반이었다. 2021년부터 강아솔과의 협연을 시작으로, 『손』에서는 생각의여름이 만든 시와 곡에 다른 아티스트들이 목소리를 얹는 방식을 기본으로 서로 다른 장르와 연주로 구성한 총 8곡의 협연을 완성했다. 「걷는 이」는 초반부터 정갈한 코드가 반복 진행되는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 연주에 아코디언·피아노·드럼의 소리를 추가하는, 초기 생각의여름이 추구하던 본령에 가까운 포크 스타일의 곡이다. 박혜리의 수줍은 목소리에 생각의여름이 코러스를 얹는 그 순간, Bob Dylan과 Joan Baez 아니면 Simon And Garfunkel의 화음이 '순간의 공명'을 이루던 시절의 아름다움이 떠올랐다. 도심에서 떨어진 마을을 별이 쏟아질것 같은 밤, 누군가와 지금 함께 걷고 있는 듯한 생각이 밀려드는 곡이다. 가장 미니멀하게 다듬은 곡인데도, 가장 직접적으로 와 닿는 공감의 넓이를 가지고 있다. ★★★★

 

[차유정] 화음을 덤덤하게 거부하면서 가사를 메마르게 전달하는 방식이 낯설고 새롭다. 가사가 주는 무심한 감정을 노래에도 그대로 복사하겠다는 의지를 스타일로 승화했다. 아름다움을 규정해두고 틀에 맞추려 하는 것이 포크의 형식이었던 적이 있다. 여기에 많은 이들이 다른 스타일의 음악으로 반기를 들었다면, 이 곡에서는 가사에서나마 미를 추구하지 않은채 건조하게 표현하고자 결심하는 대목이 느껴진다. 이것이 핵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걷는 이 (feat. 박혜리)
    생각의여름
    생각의여름
    생각의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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