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동] 두 멤버가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로 음악 활동을 지속하다 보니, 9년만의 새 앨범임에도 공백기가 주는 어색함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신스팝이라고 하지만 1980년대로 회귀한다기보다 다양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통해 글렌체크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음빈 수록곡 전체가 확장판 글렌체크처럼 귀를 호강시키며 올해의 음반급 작품임을 증명하는데, 그중에서도 「Sins」는 과거의 글렌체크와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노래이며, 글렌체크의 성장을 더욱 짚어볼 수 있다. 성장을 증거하는 고심의 흔적은 큰 줄기가 아니라 사소하게 치고 들어오는 여러 소리의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디테일 속에 담겨있다. ★★★★

[차유정] 60분짜리 첩보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깔끔함과 스피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청량함과 리듬감을 앞세웠던 전작과는 다르게 수록시간 안에서 설계할 수 있는 가장 말끔한 속도감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내고 있는 듯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무채색의 차가움이 더욱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압축적인 표현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