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여성 멤버들로만 구성된 하드록 밴드 롤링쿼츠의 첫 EP 『Fighting』의 타이틀곡이자, 드림캐쳐가 2017년에 발표한 동명의 히트곡을 커버한 트랙. 밴드는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동창인 자영(보컬)과 영은(드럼), 그리고 SNS를 통해 모집한 현정(기타)으로 활동한 로즈쿼츠, 그리고 클럽 롤링스톤스에서 활동하던 롤링걸스의 아이리(기타), 아름(베이스)의 결합으로 결성되었다. 데뷔 전부터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서 꾸준히 영상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했고, 015B의 싱글 「Random」(2020) 참여, 데뷔 싱글 「Blaze」(2020)의 발표 이후, 이번 EP에서는 일단 ‘대중과의 친근한 접근’을 선택했다. EP의 절반이 커버곡이라는 게 어떤 면에서는 아쉬움일 수도 있지만, 섣부르게 자작곡들에 집중하여 빈약한 결과물을 내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편곡을 바탕으로 밴드로서의 연주력과 매력을 강조한 선택이 차라리 더 나았다고 본다. K-Pop 트랙임에도 원곡 자체가 워낙 하드록-메탈 사운드로 충만하다보니, 롤링쿼츠의 편곡은 이를 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 밴드의 합으로 잘 채웠다고 생각한다. 7명이 나눠서 노래하던 보컬을 자연스럽게 솔로로 파워있게 소화하는 자영의 가창도 준수하며, (원래 드림캐쳐 멤버 한동의 드럼 선생님이었던) 영은의 과감한 더블 베이스 드럼의 힘도 곡에 잘 담겨졌다. 원곡의 기조를 잘 계승하면서도 밴드가 지향하는 음악적 색깔도 동시에 담아낸 안정된 결과물이다.  ★★★☆

[박병운] 옆 나라 서브컬처씬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이 곳의 여건으론 흔하지 않았던 걸그룹 드림캐처의 원곡을 곡이 지닌 메탙릭 사운드의 질감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내놓았다. 두 그룹이 행여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 친근함을 대놓고 유대에 가깝게 묶은 시도가 은근히 재미있다. ★★★

[열심히] K-Pop과 유튜브의 시대에 한국의 여성 5인조 하드록 그룹이라는 컨셉은 분명 흥미로운 소구점이 있습니다. 역시나 활동의 중심도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였는데, 멤버들이 드림캐쳐의 팬이라는 데에서 이들이 지향하는 팬덤의 방향도 어렵사리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묵직하면서도 러프한 하드락 스타일의 기타 리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속도감이나 사운드 측면에서 두루 무난한 리메이크를 지향한 듯 합니다. 일견 올드하고 뻔하지만, 장르 특성 상 올드한 사운드가 딱히 단점이 되지 않을 거라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활용하는 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