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곳곳에 정성들인 부분이 귀에 잘 들어온다. 텐션 높은 베이스의 장력에 사운드의 복잡함을 적합하게 어우르는 구성미도 돋보인다. 보컬 편곡 또한 그루브와 분위기를 적당히 살리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신시사이저가 밴드 전체의 사운드를 뭉개지 않는 선에서 들어간 것 또한 특기할 만 하다. 기본 이상은 너끈히 해내는 밴드의 좋은 곡에 번뜩이는 역량까지 더해진 훌륭한 팝 싱글.  ★★★☆

[박병운] 밴드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곤의 기타가 곡의 선두에 서면, 오주원의 베이스가 심박 수를 채워가고, 김원우의 키보드와 차일훈의 프로그래밍 등이 술 한잔과 오묘한 애정선을 담은 이 젊은 팝 록의 서사를 수놓는다. 적절한 런닝 타임의 구성, 어반 사운드를 앞세운 밴드 오이스터로 시작을 알렸는데, 9001로 이름을 다듬은 후 보다 말끔한 팝 사운드로 무장한 모양이다. ★★☆

[유성은] 베이스와 드럼이 포진한 리듬라인이 선사하는 전격적인 오프닝부터 팝적으로 돋보이는 그루비함이 귀를 잡아끄는 트랙이다. 오이스터 시절에 비해 한층 대중적으로 덧칠한 레트로한 분위기는 AOR이나 시티팝의 감성이 떠오른다. 여기에, 곡의 템포와 악기를 조절 및 치환해가며 여러 단계로 구성을 가져가 듣는 재미를 더했다. 조곤의 목소리는 때로는 퇴폐적으로 때로는 감미로우면서도 탄성있게 댄서블한 트랙을 지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하향적인 멜로디와  순간을 중시하는 피상적인 사랑에 대한 가사를 조합하여 시크한 청춘을 손에 잡히게 표현했다. 진취적인 밴드 사운드와 팝적인 감각이 잘 살아있어 신나는 밤의 클럽 공연에 적합한 9001만의 정체성을 가진다. ★★★☆

[조일동] 가볍게 슬랩을 치고 빠지며 잘게 쪼개진 그루브를 만드는 베이스와 그에 비해 굵은 리듬을 그리는 드럼이 노래가 흐르는 내내 어깨를 살짝살짝 들썩이게 만든다. 여기에 보컬과 함께 전면에 나선 키보드는 버스부터 훅을 가진 연주로 귀를 치고 들어온다. 불현듯 들어오는 팔세토까지 더해지면서 곡의 흥겨움이 배가된다. 코러스와 함께 소품처럼 작동하며 노래에 풍성함을 주는 샘플 소스의 배치까지 밴드의 고심과 고민이 충분히 전해진다. ★★★☆

[차유정] 잘 짜여 있으면서도 투박하게 들리는 리듬들 안에서 유영하는 보컬의 중후하고 청아한 음색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평이하게 들리는 곡이지만, 청량감 사이사이에 배치해둔 모던한 질감으로 진행하는 정서를 눈여겨볼만한 싱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