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81-1] 도마 「겨울 발라드 : 김도마 Ver.」

도마 『도마』
53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1.12
Volume 2
장르 포크
유통사 포크라노스

[김병우] 기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스레 느낄 수 있는 트랙이었다. 도마의 작업을 이어받은 거누는 도마의 목소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표현했고, 도마의 작업 또한 만만치 않는 내공으로 자신만의 발라드를 쌓는다. 물처럼 자연스레 만날 날을 기다리며 유유히 흘러가는 도마의 보컬은 그 자체로도 삶의 굴곡진 국면들을 그대로 말한다. 넓어지기도 했다가 좁아지기도 하는 보컬의 굴곡진 감정선도 좋거니와, 이를 적당한 거리감으로 넓히는 거누의 프로듀싱 또한 하나의 의미를 이룬다. 올 겨울에 들은 트랙 중에서도 가장 따듯한 트랙을 이제는 기록으로 밖에 없다는 사실이 조금 서글프다. 아름다운 소리는 아름다운 사람을 그대로 닮는다는 것을 지금만큼은 확실히 믿을 수 있다. ★★★★

 

[김성환] 2021년 3월 19일에 들려온 도마의 보컬이자 리더 김도마(본명 김수아)의 사망은 홍대 인디 포크 씬의 슬픈 사건이었다. 첫 정규작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2017)으로 평단이나 인디 포크 팬들에게 나름의 호평을 받았고, 다음 정규 앨범의 준비를 위해 이미 작업을 진행하던 상황이었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결국 2년 전부터 이 작업을 함께 시작해온 밴드의 기타리스트이자 동료 거누가 남은 편곡 및 레코딩을 마무리하면서 김도마의 유작이자 밴드의 2집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신보에서는 음악을 하겠다는 이유로 서울살이를 시작하며 겪었던 여러 좌절 속에서 내면을 다시 들여다보는 김도마의 노랫말들이 앨범의 전반을 지배한다. 특히 앨범 속에 보컬이 중심이 된 ‘김도마 버전’과 기타의 울림을 좀 더 키우며 듀엣 버전을 시도한 ‘거누 버전’이 함께 담긴 이 곡에서는 따뜻함과 담담한 슬픔이 자연스레 공존한다. 편곡 역시 부드러운 전자음을 가미하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김도마 버전에서는 편곡의 힘에 방점을 두기보다 청자에게 제발 김도마의 보컬에 집중해 달라고 권유하는 느낌을 안긴다. 한편, ‘회자정리’를 의도한 가사 속에서 ‘정답처럼 그대 서있다면 눈 감고도 만날거야’라는 마지막 구절을 곱씹을수록 음반으로는 돌아왔지만 노래 부른 이는 떠난 현실에 대해 아련한 슬픔이 밀려든다. 그래도 그녀가 남긴 따뜻한 위로의 발라드 덕분에 이번 겨울은 조금은 덜 쓸쓸할 것 같다. ★★★☆

 

[박병운] 요즈음의 《온스테이지》 영상에서 접할 수 있는 컨셉 컬러와 사각형의 세팅보다는, 야외든 실내든 표현과 시도의 범주를 가리지 않았던 때의 《온스테이지》를 보다 선호한다. 당시의 《온스테이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싱어 도마의 모습이었다. 듣는 것 외엔 지금으로선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으니 남은 사람으로선 가사의 모든 대목이 예사롭게 읽히지 않고, 미완으로서의 ‘2집’의 테트리스 블록을 채우고픈 상상을 품게 되었다. 어떤 미련을 말한들 우린 계절에 걸맞는 차분한 이 곡을 여백으로만 칭할 수 있으리라. ★★★☆

 

[유성은] 유난히 추운 이 겨울의 방 안에서 나 혼자. 아름답고 나른한 이 음악의 끝에서 노래를 불러줄 이가 더 이상 없다는 생각으로 슬픔에 잠긴다. 잔나비의 겨울버전 같은 곡이다. 풍부하고 섬세한 멜로디의 사용과 복고풍의 사운드, 파워팝에 가까운 대중적 진행까지. 하지만 뻔하지 않게 블루지한 도마의 목소리가 있고, 거의 불협화음에 가까운 방향으로 진행되는 특별한 코드의 전개가 있으며, 난로 위 피어오른 일그러진 공기를 옮긴듯한 꿈결같은 사운드가 있다. 할말을 차마 끝내지 못해 머뭇거리는 짝사랑처럼, 결말보다는 전개에 가까운 앨범이라 더 아쉽고 그립다. 하지만 종종 꺼내어 볼 이 아른한 그리움이 슬픔보다는 따뜻한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

 

[차유정] 넌지시 바라보는 감정이란 항상 필요 이상의 성숙이라는 단어를 불러온다. 겨울의 이미지에 기대하는 아련한 따뜻함 대신 묘하게 갈라진 얼음 사이에 흘러내린 물처럼 인위적이지 않은 원숙한 감정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무채색의 투명함 그 지체로 사물을 바라보는 그윽함이 노래 한 곡에 빼곡이 담겨있다. 예민한 부분을 조용히 응시하는 이런 재능을 이제는 그저 기억 속에 남겨야 한다는 것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이해할 수 있는 성숙함이라고 느껴질 때 즈음 그 주인공이 너무 빨리 발걸음을 재촉하는지, 한쪽 발끝이 시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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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7
    겨울 발라드 : 김도마 Ver.
    김도마
    김도마
    김도마, 거누, 카코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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