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이 곡의 가장 큰 장점은 '정갈하다'는 것이다. 피아노와 보컬만 들어간 곡임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정서를 전한다. 반복 구조라 지루할 수 있는 위험을 정면 돌파하며 해서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그래서 다른 누구도 아닌 웬디 자신의 힘으로 이룬 성과라는 사실만 오롯하게 남는다. 에스엠 출신 메인 보컬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했다고 말하는 건 이 곡에 대한 실례가 아닐까. 여하튼 결국 좋은 발라드는 결국 오롯한 1인칭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 곡으로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웬디가 여기서 다시 출발했다고 생각하니 더욱 설렌다. ★★★★

[김성환] 데뷔 7년만에 발표하는 솔로 데뷔 EP 『Like Water』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 그룹 내 실질적인 메인 보컬의 위치에 걸맞게 음반의 구성은 철저히 그녀의 보컬이 돋보일 수 있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다. 어떤 면에서는 소속사 선배 태연의 솔로작들이 보여주었던 특성이나 음악적 방향성이 그녀에게 계승되었다는 느낌도 든다. 보컬의 매력을 살리는 드라마틱한 발라드나 모던한 감성 팝·록·알앤비 성향의 곡들이 중심에 있다는 얘기다. 특히 피아노와 스트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부분이 고급스럽게 다가온다. 이 곡 역시 거의 피아노와 웬디의 보컬로만 이끌어가는 발라드 트랙이다. 레드벨벳의 발라드에서 보여준 알앤비의 느낌을 보다 부드럽게 풀어내다, 감정 고조를 확실히 통제하며 클라이맥스로 이끄는 스킬이 곡의 매력을 증가시킨다. 활동기간에 비해서는 솔로작 발표가 좀 늦은 감이지만, '에스엠의 여성 메인보컬'이라는 계보를 잇는 선언적인 트랙이라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다. ★★★☆

[유성은] 피치못할 사고와 멤버의 불상사를 거쳐, 긴 회복의 기간의 끝에 겨우 이 곳에 도달했다. 웬디의 목소리는 이제껏 우리가 접해오던 레드벨벳의 목소리가 아닌, 그것보다 더 옹골찬 강함을 품는다. 마치 과거부터 미래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선언하듯, "잠시 멀어진 거리만큼/ 내가 다시 뛰어가면 돼/ 이제 나 다시 한 번 날 들려주기 위해/ Breathe Again" 이라고 외친다. 목소리의 시작과 도입부가 품은 정서는 소속사 선배인 태연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곡의 전개에 따라 한음 한음 뚜렷하게 짚어내는 의지는 '과연 웬디만의 것'이라 부를 만한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