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00-1] 까데호 「Orange Sun」

까데호 (Cadejo) 『Mixtape』
88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5
Volume EP
레이블 봉식통신판매

[박관익] 재즈힙합에 기반한 까데호의 「Orange Sun」은 여러 가지의 음악적 인상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레이백(laid-back)의 느낌을 가지고 진행되는 리듬 파트는 Robert Glasper 풍의 미국 재즈 힙합의 인상이다. 하지만 반복적인 헤드에서는 일본식 재즈 힙합의 분위기를 가져간다. 헤드에서는 딱히 멜로디라고 볼 수 있는 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데, 이 때문인지 슈게이징의 색깔이 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슈게이징의 극적 전개 보다는 헤드-솔로-헤드로 이어지는 재즈의 전형적인 형식을 지키고 있다. 한 곡 안에서 여러 가지 스펙트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음악. ★★★

 

[박상준] 1번 트랙 「니가보여」의 오프닝은 요즘 칭송 받는 트렌디한 밴드 몇몇의 보컬이 폼 잡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거기에 느긋함을 곁들였다. 트로피컬하게 기타를 뜯고, 여름에 맞게 코러스를 덧붙인다. 흔한 소리를 의심하려는 찰나에 가볍게, 아주 은은하게 변주를 시도한다. 노래는 재즈의 몇몇 순간과 중남미, 스페인, 그리고 어딘가를 가볍게 훑곤 규정짓기를 방해하며 다음으로 넘어간다. 「Orange Sun」에 다다르기까지 다소 시끄럽고 괴이하거나, 평화롭고 느긋한 정서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 시점에서 나는 마지막의 가장 강조되고 있음에 부정할 여지가 없는 트랙이 아주 거창하리라 믿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Glue」의 소리는 헬리비전 같았고 「Done Gone」은 간만에 등장한 보컬이 '당장 1번 트랙으로 돌아가'라며 엄포를 놓기라도 하듯 허망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국 반복되는 테마를 듣고 있자니 목이 타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 테마를 계속 뜯어고치겠다는 그 마인드가 사람을 홀릴 때까지, 그러니까 2분을 좀 넘으며 결국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노래가 경고할 때까지 나는 계속 물만 마셔야 했다.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나름대로 명백히 제시하는 작품이며, 좋은 소리를 만드는 장인들의 솜씨가 유려히 발휘되고 있는 물건이다. 세컨세션에 적을 둔 이태훈의 솔로 작업에 관심을 기울였던 이들은 필히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주말 아침과 점심과 저녁의 BGM으로 더할 나위가 없다. 적극 권하고 싶다. 좋은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주세요. ★★★★

 

[유성은] 자글자글한 소리가 처음부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루즈함과 여유로움 속에 곡이 전개된다. '공간'이 들려오면, 익숙하게 들어온 완벽하게 통제된 녹음실의 빡빡함과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다 . 3분 30초의 짧은 플레이타임 속에 화음과 불협화음의 미묘한 기로에서 들려오는 것은 기타와 베이스와 드럼이 각자 형성하고 있는 고유의 비트다. 높은 자유도의 즉흥 재즈를 연상시키는 연주 구조 속에서도 명확하고 심플한 멜로디라인은 팝적이다. 섞일 수 없을 것 같았던 즉흥성과 대중성의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은 새롭게 시작하는 까데호의 가능성을 선명하게 제시해준다. ★★★☆

 

[차유정] 즉흥연주는 듣는 순간 무조건 빠져들 것인지, 아니면 어느 한 지점에 집중하여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인지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곡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서둘러 끝을 내 버린다. '어서 다음 장을 열어봐. 더 좋은걸 걸 들려주지'라고 주문을 거는 듯 하다. 예민하게 미끄러지는 기타 리프 안에 응축된 스토리는 숨길 수 없는 내공을 확실하게 자랑하고 있다는 것 만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는 너무 짧은 러닝 타임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하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7
    Orange Sun
    -
    이태훈
    까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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