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엑스엑스엑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돕멘션에서 반쿠디라는 보컬로 활동했던 알앤비 보컬리스트 구원찬과, 무겁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장치들로 쫄깃한 듣는 맛을 높여주는 프로듀서 험버트의 두 번째 만남입니다. (첫 만남은 구원찬의 전작 『반복』(2017)에 험버트가 프로듀서로 참여했지요.) 가벼운 터치의 기타 연주로부터 시작해 다양한 필터가 걸린 비트 소스와 오버더빙된 구원찬의 코러스가 좌우로 퍼지다 모여드는 패턴을 반복하며 역동적인 전개를 만들어냅니다. 전반적으로 이전 협업보다 편곡을 통해 그려내고자 하는 무언의 서사에 좀 더 힘이 실린 곡이지만, 무드 음악에 최적화된 음색과 함께 단단한 음정 처리를 선보이는 구원찬의 보컬에 빛을 더하는, 본연의 시너지를 잃지는 않는 프로듀서의 은근한 균형감 또한 이 곡을 편안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

[조일동] EP 전체에서 가장 균형감이 좋은 싱글이다. 우선 구원찬은 좋은 보컬리스트다. 맑은 진성도 훌륭하지만, 가성을 포함한 호소력을 강조하는 보컬 테크닉에서 정말 빼어난 알앤비 싱어다. 어느 한 부분을 짚을 수 없을만큼 3분짜리 「Way」 전체가 테크닉 대잔치다. 그런데 어디 하나 과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는 아티스트가 스튜디오에서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연출할지, 영리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버더빙으로 풍성한 감각을 자랑하는 순간이나 끊어야 할 때를 정교하게 강조하되 절대 늘어지지 않고 슬쩍 빠지는 프로듀서와의 호흡도 만점이다. 보컬리스트의 강점을 끌어내는 프로듀서와 자신의 목소리를 잘 아는 보컬리스트가 만나면 이런 음악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