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61-2] 씽씽 「사시랭이소리」

씽씽 (SsingSsing) 『SsingSsing』
1,53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8
Volume SP
레이블 먼데이브런치

[박병운] 낙천적인 경기민요 소리에 어어부의 장영규가 맡은 베이스가 더욱 넘실거리는 탄력을 부여한다. 그의 베이스는 여기서 가창(歌唱) 밑바닥에 깔려 묵묵하게 트램펄린 역할을 맡는 셈이다. 그가 수년간 관심을 기울여 온 전통악기와 미학적 퍼포먼스의 관심사와 관련해, 몇몇 공연과 더불어 이렇게 음반으로서의 결실을 보인 셈이다. (공연 속 다양한 레퍼토리를 모두 온전히 담은 음반이 아닌 것은 서운하지만) 이것은 관(官) 주도적인 '우리의 소리가 세계의 소리' 운운하는 언사와도 거리가 먼 것이며, 한편으로 애국적 발로에서 나온 예술가의 책무는 아닌 듯하다. 소리와 소리가 만나고 연주자와 연주가가 만나는 장르 어우러짐에 관련한, 꾸준한 탐구욕의 결과이다. ★★★

 

[정병욱] 민요는 본디 자연발생적인 기원과 생활의 필요 및 순간의 흥취로 발생하는 수행 특성상 소박하고 흥겨울 수밖에 없다. 특히 ‘놀이’의 이름으로 짐작되는 ‘사시랭이’의 의미를 생각해볼 때 ‘사시랭이소리’는 순전한 유희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같은 민요에 대한 이해만으로 본 싱글의 미학은 대부분 파악된다. 팀 소개를 보다시피 그리고 음악을 듣다시피 민요와 록을 조합한 노래라고는 하지만, 좀 더 경청하고 보면 이내 민요가 중추를 담당하고 록밴드의 반주가 이를 뒷받침하는 형국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단순하고 고민 없는 전통의 리바이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어떤 계산을 거쳤는지 간에, 본 노래의 핵심과 조합은 절묘하고 명료하게 또한 신선하게 전달되고 있다. 애초에 민요의 현대적 활용 및 그에 대한 밴드의 백업은 수없이 있어 왔지만, 노골적으로 국악기를 배제하거나 거꾸로 민요풍의 창법을 전시하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방법론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씽씽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시도한다. 더욱이 애초에 기타와 베이스 등의 밴드를 구성하는 악기가 민요의 반주를 담당하기에 전형적이지는 않다. 해당 악기들을 국악기 중 같은 발현악기인 가야금이나 거문고로 대체한다고 생각해보자. 오로지 북 한 가지나 이동성 좋고 제작이 용이한 몇 가지 타악기 및 관악기로 구성된 농악기가 민요와 함께였음을 상기할 때, 해당 악기들의 정교한 그루브는 노래에 있어 일종의 사치다. 때때로 현대악기가 아닌 국악기만으로 대형 편성을 해 민요를 반주하는 기획이 맞지 않는 옷처럼 보일 때가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본 노래에서 반주 악기들은 블루지한 기존의 속성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간결한 사운드 편성과 전면에 나서지 않는 충실한 백업으로 어색함을 최소화한다. 마냥 반주 역할에 머무는 것도 아니다. 멜로디 밖 갓길을 슬쩍슬쩍 넘보는 악기의 구성지고 질박한 애드립은, 노래의 중심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비장함 대신 흥겨움을 장착한다. 이른바 방식과 상관없이 민요와 록의 각기 다른 쾌(快)와 락(樂)을 같은 맥락으로 응용한다는 점에서 관점 자체는 정공법이며 성공적인 양시(兩是)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활발한 크로스오버 작업을 펼치는 이희문의 경우 올해 발표한 『한國男자』(2017)의 국악-재즈 크로스오버 속 부조화의 미학과 정반대 노선을 취하는 격이기에 흥미롭기도 하다. ★★★☆

 

[차유정] 경기 민요에서 흔히 들을수 있는 창법에 민요 「옹헤야」가 연상되는 멜로디를 잘 배합해서 현재의 필드에서도 부담없고 즐겁게 부르고 들을수 있는 민요가 만들어진듯하다. (7~80년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신민요 와는 다르다.) 노래가 주는 익숙함이나 해학적인 구성이 약간은 낯설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80년대까지 꾸준히 존재했던 고전 민요의 흐름이 다시 출현한 것 같아서 기쁜 마음이 앞선다. 외국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트래디셔널 포크(traditional folk) 장르의 국내 버전이 탄생했다고 해도 좋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사시랭이소리
    씽씽
    씽씽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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