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70-5] 정차식 「연인」

정차식 『집행자』
2,02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11
Volume 3
레이블 매직스트로베리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지금까지 두 장의 솔로 앨범들을 통해서 정차식은 데뷔 앨범의 제목에서 사용된 그 단어, 바로 세상과 인생의 '황망함'을 가창과 언어로 가장 완벽하게 표현하는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구축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쓴맛을 다 보고 술과 담배에 찌든 남자의 영상을 소리로 듣고 있는 감정을 선사하니까 말이다. 세 번째 앨범 『집행자』에서도 그가 구축한 세계의 모습은 전곡에서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삐뚤어져라」나 「이지라이더」와 같은 역동성과 강렬함을 앞세운 곡들보다 첼로나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들이 분위기를 잡는 우울한 비탄을 전하는 곡들이 주도권을 갖는 느낌이다. 일면 '탱고 발라드의 정차식적 변용'을 의도한 게 아닐까 느껴지는 각 악기들의 활용과 박수로 담아낸 비트 속에서 그는 사랑의 추억과 그것을 잃은 '황망함'을 담담하게, 그러나 진한 회한을 끌어낸 독백으로 풀어낸다. 마치 독한 술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과 같이 듣는 이의 속을 살살 태우는 곡이다. ★★★★

 

[박병운] 레이니썬 시절과는 확연히 다르게 호평의 연속을 거듭한 정규 음반 2장 이후, 정차식의 음악은 여전히 적적하다. 음악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4년간의 외부 작업은 고독을 더욱 꾹꾹 다진 반죽의 형태로 만든 모양이다. 여전히 여러 성격을 표현하는 목소리의 페르소나는 쓸쓸함으로 시작해 굵은 심줄을 형성하는 첼로 안에서 처연으로 울분으로 이동한다. 사랑과 결합이 있었던 시절을 회고하는 화자의 울컥함이 단순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서사를 만들고, 연출 겸 주연 정차식은 이번에도 호연을 보여준다. ★★★☆

 

[박상준] 황망과 욕망을 연작으로 표현한 정차식의 격동기를 기억한다. 시인의 태도에 관해서는 이미 한참 나왔으니 내부에 대해 말하고 싶다. 늘 그렇듯, 그가 사랑하는 ‘뽕끼’를 빼고 설명할 수 없는 리듬, 금방이라도 꽐라가 객기를 부릴 것 같은 이 묘한 멜로디, 급작스레 톤이 수차례 바뀌는 목소리의 향연은 한 인간의 처절한 투서를, 댄스의 도입부가 5분을 넘게 지속되는 것 같은 광경 속에 화자의 수난으로 하여금 실천한다. 이것은 백현진과 다르다. 암막한 리얼리즘보다는 위악과 호러에 가까운 무엇이 있다. 비로소 원형과 같은 것이 분열에서 벗어나 눌러 담은 구원의 언어를, 정차식은 온갖 음악적 장치와 센스로 그 어떤 아이러니 없이 서사를 만들어 청자에게 선사한다. 이것은 놀라운 경험이다. 한편으로 음악이 줄 수 있는 팝(Pop)의 경험 바깥의, 문학과 생존의 예술적 보편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것이다. ★★★★☆

 

[차유정] 노래가 교태로 시작해서 울부짖음으로 끝난다. 듣는 사람들은 울부짖기 위해 있는 힘껏 목청에 칼을 갈아서 교태를 부린다는걸 잘 눈치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은연중에 베인 상처의 피를 닦느라 고심하는, 그리고 상처를 어찌되었건 혼자 동여매본 사람의 비탄이 구슬프게 울려퍼진다. 아프지 않은 척 하지만 가장 아프다라고 말하는 것만큼 슬픈것도 없다. 정차식은 감춰진 또 다른 슬픔의 산맥을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침묵이나 무표정과는 다른 '티나는 슬픔의 세계'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지다 ★★★★★

 

Track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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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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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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