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3-4] 여홍빈 「Rusty Memory : 그대를 위한 이층집 그리고 장미정원」

여홍빈 『Rusty Memory』
2,50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5
Volume EP
레이블 미러볼뮤직

[안상욱]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는지 모르지만 10여년전에는 이런 스타일의 '모던록'앨범이 무던히도 많이 나오긴 했었다. (팀의 리더 석재준도 2001년에 데뷔작을 발표한 바 있다.) 나는 조예단의 목소리를 듣는 내내 예전에 듣던 음악들, 특히 피비스가 불렀던 「예감」(2004)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정직한 8비트, 디스토션이 살짝 걸린 기타, 복잡하지 않은 멜로디. 대략 모던록이라 뭉뚱그려 정의내릴 수 있는 연주는, 이 곡을 빛나게 하는 조예단의 영롱하면서도 독특한 톤을 지닌 목소리가 얹어져 (보도자료에 언급된 알츠하이머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묘한 감정의 진폭을 끌어낸다. 다만, 본 싱글보다 (지난 싱글의 곡이었던) 「백구」나 「나비」가 조예단의 목소리, 그리고 밴드의 연주에 보다 어울리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

 

[열심히] 간결함과 단조로움 사이의 연주,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구성, 악기의 주변을 담아내는 녹음 방향 등, 곡 곳곳에서 홍대에 모던록이 막 회자되던 시절이 연상됩니다. 옛스럽지만, 복고를 지향했다기보다는 곡 자체가 이러한 간결한 옛스러움에 어울립니다. 은은히 다양한 톤의 기타와, 맑은 가운데 단단하고 또렷한 조예단의 보컬 때문에라도 한 번은 다시 듣게 만드는, 첫 맛은 심심하나 종종 찾는 맛집 같은 곡입니다. ★★★☆

 

[정병욱] 특정한 레퍼런스를 집어내기보다 곡에 대한 기시감을 언급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모던록’이라는 이름 안에 모두 뭉뚱그려졌던 10여 년 전 밴드 사운드의 전형들은 사실 한두 가지 언어로 절대 설명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한 단어만으로 장르에 대한 인상을 다양하게 규정지을 수 있는 요상한 힘이 있었다. 세 글자의 권력 뒤안으로 수많은 밴드의 이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지만 결과적으로 여홍빈은 살아나가고 있다. 데뷔 후 10년이 지났지만 도리어 안정적인 멜로디와 사운드로 회귀하는 방식은 희미한 인상 속 모던록의 정수를 되짚으며 그만의 감성을 어필한다. 튀지 않지만 유난히 영롱한 조예단의 보컬과 절제된 악기들의 호흡은, 물리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처절한 망각 슬픔을 담백하게 표현해냄으로써 역설적인 미를 더한다. 끝나는 듯 끝나지 않는 노래의 여운처럼 그만으로 충분하다는 듯이.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Rusty Memory : 그대를 위한 이층집 그리고 장미정원
    석재준
    석재준
    석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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