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5-1] 가인 「Paradise Lost」

가인 『Hawwah』
2,99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3
Volume EP
레이블 에이팝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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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나는 아직도 『Sound-G』(2009)의 7번 트랙 이후를 듣지 않는다. 그렇다. 가인과는 관계없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관계없는 말이 때로는 치명적으로 나를 찌를 때가 많다. 이 곡을 들을 때가 그렇다. 『Sound-G』의 ‘안전’이 보험이라면, 이번 ‘안전’은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들으면 들을수록, 선명해진다. 슬프게도, 가인에게는 이제 윤상이나 히치하이커같은 ‘제 3의 여지’조차도 없다. 더 슬픈 사실은 이 곡에서 이민수의 장점이 전부 휘발되었다는 점이다. 파라다이스를 잃은 게 아니라, 자신(자신감과 자기 자신 둘 다)을 잃은 가인의 선택 에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컨셉과 금기 이전 문제다. 금단도 이렇게 처참할 수 있다. 사과는 밤에 먹으면 독이 된다는 말은 결코 허언(虛言)이 아닌 셈이다. ☆

 

[김성환] 가인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네 멤버들 가운데 음악 기획자가 투영하고 싶어하는 이미지를 제대로 실현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목소리를 갖고 있다. 이것은 가창력이 풍부하고 훌륭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자신이 보유한 보컬 음색의 한계와 장점을 곡마다 적절하게 잘 활용해 최선의 모습을 구현한다는 뜻이다. 「돌이킬 수 없는」(2010)의 탱고 리듬에서도, 「피어나」(2012)의 펑키 팝-댄스 사운드에서도, 이번 EP 타이틀 트랙의 고딕-일렉트로닉 팝 사운드에서도, 결국 소리를 지배하는 건 그녀의 목소리다. 김이나-이민수 콤비의 곡을 어쩌면 아이유보다도 더 잘 소화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민수 역시 이 곡에선 악곡의 복잡한 흐름으로 귀를 잡는 방식을 버리고 곡조가 주는 인상과 사운드의 웅장하고 매끈함 그 자체를 택했는데, 그 부분이 이 곡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모든 장점은 가인의 무대 위 춤사위와 함께 봐야 제 맛이긴 하지만. ★★★

 

[열심히] 비주얼-퍼포먼스에 음악을 맞추는 여타의 섹시 걸그룹과 달리, 일관된 기획 하에 스토리-음악-연출을 밀어내는 가인의 ‘섹시’는 기획과 세 요소의 균형이 개별 작품의 성패를 결정지었습니다. 성(性)을 풀어내는 절묘한 줄타기에 화사한 곡과 연출이 함께한 「피어나」는 그 정점이었죠. 「Paradise Lost」는 성경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이 기획의 중심을 잡습니다. 설정을 강조하는 현악-오르간 중심의 음향 연출은 후렴구보다 곡 전체 분위기에 신박한 아우라를 만듭니다. 원초적인 자극을 유도하는(이를테면, 쩍벌 같은) 포인트 안무를 삽입하되, 전체적으로는 현대무용처럼 구성한 퍼포먼스 또한 곡이 지향한 ‘태초’, ‘신화’ 컨셉의 일환이겠고요. 이래저래 「피어나」와는 다른 결을 연출하는데, 보다 디테일하고 영리한 반면, 무겁거나 어둡습니다. 묵직한 음향연출과 ‘있어보이는’ 스토리텔링이 곡의 전체적인 인상을 잡아먹는달까요. 오르간 사운드의 아우라 정도를 제외하면 뚜렷한 상승-하강의 무드나 훅의 강약이 느껴지지 않는 점 또한 이 곡을 무겁게 합니다. 「피어나」를 피어나게 한 (「좋은 날」(2010) 시절의) 아이유스러운 후렴구 같은 ‘한 방’이 아쉬운 곡.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Paradise Lost
    김이나
    이민수
    이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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