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14-3] 로로스 「U」

로로스 (Loro's) 『W.A.N.D.Y』
2,23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0
Volume 2
레이블 ORM Ent.

[박병운] “너의 오른쪽 안구에서 난초향이 나”라고 말하던 상상력 증진형 가사보다야 “U are the Star”라고 말하는 가사의 심상은 더 구체적일 수밖에 없다. 수년만의 시간은 당연히 자연스러운 변화의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사운드 안배에 조금 더 능숙해졌고, 차분하고 안정적인 도입부에 이어 역시나 자신들의 인장을 증명하는 듯한 광활함의 연출은 이제 자신들의 영역에 당도했다는 신호로 보인다. 밉살스러운 이들은 여전히 슈게이징과 포스트락 캐릭터 사전에 기록된 이름들을 거론하겠지만, 그 밉살스러움에 개의치 않고 묵직하게 밟고 나갈 숱한 기회들을 음반 전체에 차곡차곡 채워놓았으니 듣는 이쪽이나 연주하는 그쪽이나 안심이 된다. ★★★★

 

[열심히] ① 가사를 풀어내는 솜씨나, 연주를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아이디어 모두 다채롭고 여유로워졌습니다. Mono가 종종 떠오르지만, 보다 극적인 연출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 갑니다. 이를 통해 Sigur Ros의 아류라는 꼬리표도 느긋하게 떼어낸 것 또한 성과. ② 곡은 느리지만 애매한 비감에 기대기보다 완급을 확실하게 짚습니다. 성실하게 연주를 쌓아가는 덕에 절정부의 폭포처럼 쏟아지는 합주까지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며, 사운드가 터져 오르는 순간들 또한 반짝거립니다. 앨범 중반부의 복잡 다단한 구성으로 대곡지향의 야심을 드러내는 곡들에 비하면, 이 곡이 가장 친절하면서 온기 또한 남기는 가이드 같은 곡이 아닐까 합니다. ★★★★

 

[정병욱] 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공기다. 로로스의 음악에는 그러한 당연한 진리를 설파하는 힘이 있어 왔다. 이는 「U」에서도 마찬가지다. 꽉 들어찬 공기와도 같은 로로스 음악의 부유감과 충만감은 주로, 수려한 멜로디 뒤 소리의 브레이크를 주지 않는 건반 반주의 타건이나 첼로의 보잉으로 표현된다. 차츰 소리가 쌓여가는 「U」의 전반부는, 후반부 기존의 방법론을 취하고 있는 그만의 공간으로 회귀하는 재회의 대통로다. 길 곳곳에 로로스에게는 낯설, 명료한 가사들을 배치함으로써 조금 우회하는 듯 하더니 하이라이트에 이르러 로로스의 영역에 들어서자 도재명과 하제인의 보컬 역시 공기 안에 동화된다. 메시지는 흩어지지도, 땅에 떨어지지도 않은 채 귀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여운을 준다. 장르 어법의 유지, 선택적 변화, 구체적인 소통의 시도. 어쩌면 2집으로 오랜만의 복귀한 그들에게 최선의 타이틀로 보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U
    도재명
    도재명
    로로스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62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