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10-4] 오재철스몰앙상블 「시간」

오재철스몰앙상블 『선언』
85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8
Volum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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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시간」을 이해하는데는 두 가지 축이 필요하다. 하나, 오재철은 트럼펫 연주자인 작곡가로서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잘 해내고 있다. 둘, 오재철은 ‘시간’ 테마를 이미 오랜 시간 자신의 철학으로, 실제 결과물로 천착해오고 있다. 첫 번째에 대한 결과로 그의 음악은 지나치게 연주에 과욕을 부리지도, 현학적이거나 너무 작곡 지향적이지도 않다. 오재철이 전처럼 빅 밴드를 이끌었던 『Bridge』(2016)나 이번 앨범처럼 소규모 앙상블과 함께 하든 그의 음악은 내용과 표현, 의미와 감상의 밸런스가 꾸준히 좋다. 두 번째의 결과로 곡의 아이디어는 이전의 것들을 포함한 보다 탄탄한 논거들을 획득한다. 「시간」의 핵심 주제는 초침이라고 한다. 그리고 초침의 움직임은 시종일관 일정한 템포로 배경음을 두드리는 middle C음이 대변한다. 그 위 트럼펫과 앙상블은 흐르는 시간 위 입체적인 일상을 모사한다. 사실 ‘시간’의 의미는 일상어에서 종종 잘못 쓰이는 것과 달리, 0차원 상태인 시각의 점과 점 사이 1차원의 ‘구간’을 뜻한다. 이는 이론이나 개념으로서의 ‘시간’처럼 무한히 확장하고 순환 가능한 것이 아니라 돌이킬 수도 없고, 실제로 규정되고 한정하는 물리적 양마저 지님을 의미한다. 그에 따라 시간의 반복성을 표현한 건반에 대조해, 만만하지도 그렇다고 마냥 난해하지도 않게끔 고유의 선형을 발전시키는 앙상블은 우리네 일상 그 자체가 된다. 트럼펫이 주도하고 여타 악기들이 오밀조밀하게 떠받치는 협주는 1인칭 시점의 시간을 묘사하고, 7분이 넘는 리얼타임 내 적절히 변주를 거듭하는 서사는 시간을 메우는 삶의 역동을 서술하는 식이다. 악기들이 알차게 정해진 러닝타임을 뛰놀다가 서주를 도로 자연스럽게 이어받는 후주의 활용은 주제의 다른 일면을 보여준다. 「시간」이 제한된 미시 서사를 다룬다는 전술한 해석을 뒤집어, 그것을 일정한 시간 곧 24시간, 7일, 365일 등의 반복되는 개념적 일상으로 이해할 때 “과거, 현재, 미래가 무한하게 연속한다.”는 철학적 시간으로서의 순환성까지 도로 대언하게 되는 것이다. 정말로, 추상을 설득력 있게 그리고 주제를 확고하고 깊이 있게 관통하는 미덕으로 충만한 곡이다. ★★★★

 

[조일동] 합주의 매력이 뭐냐고 물으면 상대성에 있다고 답하고 싶다. 같은 4분 음표를 나열하듯 연주해도, 하나의 악기가 연주할 때와 두 개의 악기가 연주할 때, 1박에만 함께 연주하고 나머지 3박을 쉬는 악기 하나가 더해질 때, 같은 박자와 멜로디라 해도 180도 변한 소리가 만들어진다. 재즈는 이러한 리듬과 악기 소리의 특성의 들고남이 만드는 미학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장르다. 오재철스몰앙상블의 「시간」은 개별 연주자가 추구하는 각기 다른 리듬의 울림들이 모여 노래를 얼마나 출렁이며 바꿔놓는지 보여주는 아름다운 예시다. 재즈가 어째서 리듬의 음악인지 확인시켜주는 너무나 명쾌한 한 장면. 단출한 악기 편성 덕분에 재즈 초심자라도 개별 악기가 가진 리듬의 차이를 느낄 수 있고, 그 차이들이 모여서 만드는 곡 전체의 변화도 즐기기 쉽다. 스몰앙상블을 통해 재즈의 매력을 한 눈에 들려주는 곡이다. 이 곡으로 재즈의 맛을 알았다면 바로 다음 곡부터 이어지는 향상된 난이도의 곡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

 

[차유정] 매끄럽다. 보통 관악기가 주는 쾌감은 특유의 사운드가 지닌 약간의 답답함을 곡의 완성도가 어떻게 채워줄 것인가에 대한 여정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싱글에서는 단순한 연주곡이 아닌 하나의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한 집약적인 시선으로 곡을 끌고 나간다. 너무 소리가 앞으로 튀어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떻게 해서든 내적 드라마를 완성하려는 집념이 느껴져서 나름 수긍을 하게 되는 트랙.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시간
    -
    오재철
    오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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