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표현을 자주 쓰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더 강조를 해야겠다. 싸이키델릭이 아닌, 훵크 리듬에 와와 페달을 적절히 쓴 기타와 묵직한 베이스가 맛깔나게 서두를 여는 대목도 그렇고, (뉴웨이브 밴드 Yello의 「Oh Yeah」(1985)와 조금 유사한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리드 보컬도 그렇거니와, 은은하게 깔린 오르간 사운드도 이 곡이 지닌 흥취를 은근히 떠받친다. 무엇보다 서로의 보컬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목에서도 이 곡이 흥취는 낭비없이 청자들의 고양감을 돋우는 것도 경이롭지만, 수많은 공이 들어갔음에도 텁텁함이 없이 가볍게 듣고 즐길 수 있을 만한 깔끔함까지 겸비했다. 그래서 찝찝함 하나도 없이 유쾌하게 들을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명의는 확실한 듯 싶다. ★★★☆

[유성은] 박문치가 자신이 소속된 트로피컬 싸이키델릭 밴드 씨에이치에스와 협업으로 만들어낸 행복에 대한 담론이다. 시원한 베이스 소리와 기타 소리가 시종일관 록킹하게 곡을 잡아 이끌고, 아프리카 사운드 샘플링과 코러스, 퍼커션-드럼의 신나는 리듬이 댄서블함을 익살스럽게 가미한다. 강제로 디지털 풍화시킨 뮤직비디오를 미소를 머금고 보다보면 안심과 즐거움이 온몸에 잔물결처럼 퍼져나간다. 중압감과 무력함에 짓눌린 현재의 우리에게 딱 필요한 치료법은 이 곡의 메시지, 좋은 것이 여전히 우리에겐 남았고 행복이 여전히 거기 손 닿는 곳에 있디고 믿는 것. ★★★☆

[조일동] 최현석의 리듬감 넘치는 사이키델릭이 박문치와 만나면 이런 모습으로도 탄생하는구나 싶다. 기타의 리듬 커팅이 단순히 리듬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현석의 노래와 혼연일체가 되어 반응한다. 여기에 슬랩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베이스, 찰진 드럼의 리듬감을 지원하는 퍼커션까지 어깨를, 허리를 흔들게 만든다. 기타 멜로디와 호응하다가 백업으로 빠졌다 들어왔다를 반복하는 키보드는 코러스와 최현석 목소리 사이에 균형을 잡아준다. 이전 1990년대 뉴잭스윙 스타일 박문치와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박문치 특유의 음악에서 멀어진 것도 아니다. 특히 세련되고 매끈한 연주로 빠질 뻔(!!)한 순간마다 키치 혹은 레트로한 톤휠 연주를 삽입하며 박문치 음악으로 끌어오는 연주를 삽입하는 센스는 탁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