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35-4] 크르르 「어제에 오늘을 덧대어」

크르르 『몽상집』
37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1
Volume SP
장르 알앤비
레이블 실버라이닝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우직한 리듬 구조를 몽글몽글한 신시사이저 사운드로 잡는 솜씨가 일품이다. 더 이상 나아가지 않고 절제하는 감정 또한 나름의 향취를 획득한다. 무엇보다 곡의 의도에 따라 절제한 연주력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팀이 지니고 있는 내공을 짐작할 수 있다. 절제한 만큼의 상쾌함이 미덕으로 빛나는 드문 예시다. ★★★☆

 

[이아림] 음원 중심의 활동을 이어온 크르르의 첫 피지컬 발매라는 점과 함께 계절감을 맞춘 밴드 특유의 멜랑콜리 감성이 반갑다. 첫 EP 『몽상집』은 4개의 곡을 수록하고 있지만, 하이라이트 메들리 형태의 뮤직비디오가 단편 영화처럼 이어지듯 각각의 트랙들은 기승전결을 담당하며 싱글 음원과 같은 호흡으로 흐른다. 기타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감정의 진폭은 곡마다 판이하나 차분한 기조는 유사하고, 홀로 남겨질까 불안해하면서도 사랑에 대한 기대와 다짐으로 끝을 맺는 낙관적인 음반이다. 이를 축약하는 타이틀 「어제에 오늘을 덧대어」는 사랑을 쉽게 변하고 마는 것이라 정의하면서도 잊지 말자고 노래한다. 불분명하게 흩어지는 신시사이저와 공기를 머금은 중저음의 보컬은 곡에 애틋함을 더하는데, 박자를 리드하는 선명한 드럼과 마디의 공백을 채우는 베이스까지 빈 곳이 없음에도 공허하다는 인상을 남긴다. 밤바다의 풍경과 혼재하는 감정들은 씁쓸하지만, 기약 없는 만남에 대한 믿음과 설익은 감정을 품는 따뜻함이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곡이다. ★★★☆

 

[정병욱] 겉으로 엇비슷한 알앤비 사운드와 감성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솔로나 보컬 그룹, 프로듀스성 프로젝트가 아닌 밴드 구성이 선보일 수 있는 그만의 장점이 분명 존재한다. 작업과 실제 무대 사이 이질감 없는 적은 격차가 첫 번째. 특정한 곡이나 개인의 역량에 무조건 취하거나 흔들리지는 않는, 일정한 구성과 호흡에서 비롯한 일관된 서정과 감성, 잘 조율된 온도를 더 높은 확률로 들려줄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일 것이다. 크르르의 곡들은 각 밴드 악기의 밀려나지 않는 존재감과 그렇다고 해서 (장르 전형을 안일하게 좇지 않는 보컬과 은근한 그루브를 비롯해) 그것들이 쉽게 곡에 앞장서지도 않는 절제의 미덕이 공통의 좋은 인상을 남긴다. 「어제에 오늘을 덧대어」는 흘러가는 사운드와 재촉하는 비트를 병치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노래만의 감정선에 빠르게 다가선다. 동시에 앞서 언급한 대로 쉽사리 그에 독하게 취하지도 않는다. 가볍고 리드미컬한 취기는 아무래도 개인의 몽상보다 모두의 몽상을, 심각한 관계의 이면보다 얕은 색감으로 중첩하는 감정을 묘사하기에 좋은 법이다. 기분 좋게 영민한 곡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어제에 오늘을 덧대어
    서영준
    서영준
    서영준, 박민영, 박병석, 정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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