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51-5] 잠 「헤어짐의 순간 (예예)」

잠 (Zzzaam) 『헤어짐의 순간 (예예)』
56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5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거의 20년만에 동면에서 깨어난 밴드의 싱글은 전작(이라고 하지만 이미 먼 작품이 된) 『거울놀이』(2004)의 그것보다 훨씬 더 불투명하고 아련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피아노로 참여한 고찬용의 잔잔한 뒷받침으로 찰현악기가 들려줄 수 있는 긴장을 되려 불투명한 사운드를 마치 먼지를 뒤집어쓴 것처럼 표현한다. 이것이 헤어짐의 순간이라는 ‘공간’을 심호흡으로 만끽하게끔 한다는 것이 이 싱글의 가장 큰 장점일테다. 예전에 잠이 발표했던 곡들이 대부분 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번 싱글은 다분히 재즈에서 영감을 받은 흔적이 보인다. 밴드의 연속성도 충분히 있거니와, 새로운 모습을 구축한 밴드의 소개 면에서도 나무랄데 없는 복귀작.  ★★★☆

 

[정병욱]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한국 인디 부흥기에 꽤 독특한 존재감을 발했던 슈게이징 밴드 잠(zzzaam)의 긴 동면 끝 부활이 청자에게 환기하는 바는 무얼까? 당시 시대 배경인 IMF와 밀레니엄으로 대표되는 사회상 및 사회 심리의 부활? 잊혔던 선배들의 단순한 컴백 회동? 파란노을이 쏘아 올린 새로운 슈게이징 전성시대의 본격적인 전개? 괜한 의미를 부여할 생각은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뭉툭한 자기 연민과 날카로운 혐오, 강렬한 자의식과 종잡을 수 없는 문학성이 결합한 이들의 언어와 문법이, 현재에도 그 개성과 완성도 측면에서 온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 곡에는 슈게이징보다는 드림팝, 사이키델릭보다는 포크트로니카에 더 가까운 차분함과 반복의 미학이 발휘된다. 여전히 아름다운 선율 중심적인 진행과 전에 없이 세련되고 풍성하게 다듬어진 스트링 사운드가 돋보이기도 한다. 드라마틱한 서사나 강렬한 한방이 아쉬울 수도 있으나, 앞서 조금 다른 어법을 취한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참고할 때 각기 다른 욕심을 적절히 분산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헤어짐의 순간에 비유한 추상성은 다분히 난해하고 몽상적이지만, 불가해한 것 또한 전혀 아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헤어짐의 순간 (예예)
    박성우
    박성우
    최소희, 도재명, 심, 고찬용, 박성우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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